2010.07.20 13:56
"색 바랜 편지 안에"
최근에 아내는 집안을 정리하다가 아주 오래된 색 바랜 편지 한통을 발견하고는 빙그레 웃었다. 30년 전 내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였다. 결혼한 지 6개월이었을 때 잠시 멀리 떨어져 있는 아내에게 보낸 편지였다. 지금 보아도 가지런한 글씨로 정성껏 쓴 편지지만 쑥스러워 도무지 보기가 민망했다. 젊은 날에 그 정도의 연서(戀書)를 쓰지 못할 청년이 어디 있을까마는 그래도 지금 보아도 괜찮은 글 같아 보인다. 앞면에는 사적인 내용으로 가득하고, 뒷면에는 아마 어디선가 보고 너무 좋다고 베낀 18세기 풍 시 한수가 실려 있다. 아마 이렇게 살자고 했던 모양인데, 글쎄 3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12가지 문구 중에 몇 가지나 비슷하게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 (1980년 12월 8일[월]에 멀리 있던 새댁 아내에게 보낸 편지 뒷장에 실린 글)
= 아름다운 삶 =
마음은 화초처럼
양심은 수정처럼
믿음은 하늘처럼
사랑은 촛불처럼
생각은 바다처럼
지식은 불꽃처럼
언어는 구술처럼
행동은 폭포처럼
처세는 이삭처럼
성격은 반구처럼
인격은 상아처럼
인생은 예술처럼
- 저자 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