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30 20:24
“감사하는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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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네덜란드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어디로 갈까 망설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가르치는 일을 할까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갈까 하던 때였습니다. 가정사 때문에 한국으로 귀국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목회지든 학교든 어느 곳에 정한 곳이 없이 귀구했습니다.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이 세상에서 나그네처럼 살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유럽으로 가족들을 이끌고 다니던 세월이 짧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때까지 인도하신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기고 7명의 대식구를 데리고 귀국했습니다. 그런데 귀국 소식을 들은 친구 김정우 교수(총신대 신대원 은퇴)가 당시 총신대 교수이며 한국성경연구협회장인 김세윤 박사에게 소식을 전하였나 봅니다. 어쨌거나 자세한 내막과 과정은 몰랐지만 후에 한 장의 추천서 복사본이 내손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엊그제 늦은 저녁 서재에 앉아 오래된 서류들을 더듬다가 이 한 장의 추천서를 발견하고 잠시 생각에 젖었습니다. 추천서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그 당시의 온갖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 잠시 마음도 울컥했습니다. 고마운 생각이 불현듯 솟구쳐 올랐습니다. 잊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애를 쓰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분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자 멍하니 천정을 쳐다보았습니다. 나의 나 됨은 다 다른 사람들의 “덕분”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곧 감사절이 다가옵니다. 한해를 되돌아보고,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니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나의 하나님께 정말로 감사하고, 나를 위해 뒤에서 보이지 않게 기도하고 지원했던 가족들과 친지들과 친구들과 교우들에게 고맙고 또 고마울 뿐입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추천서를 써주었던 김세윤 박사님과 주선해주었던 친구 김정우 교수님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이 추천서와는 상관없이 나는 서울 서초구의 방배동(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자리를 잡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고마운 마음은 추위를 녹여내는 신비의 힘이 있나봅니다. 감사절이 감사를 드리는 계절에서 감사를 살아내는 계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Thanksgiving에서 Thanksliving 으로~~
감사를 살아내는, 감사로 살아내는 Thanksliv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