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2 19:30
“가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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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월이 많이 흘렀나 보다. 한국에 돌아와 신학교육에 몸을 담은 지 어연 4 반세기가 되어간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간혹 제자들이나 후배 교수들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언제나 똑같은 질문이다. “은퇴 후에는 무엇 하세요?” 내 대답 역시 언제나 똑같다. “내일 일은 난 몰라요!”
끈질기게 묻는 사람이 있다. “선생님, 은퇴한 후에 뭐하실 겁니까?” 그 때는 정색을 하며 이렇게 대답을 한다. “자동차 타이어 가계에서 일할 걸세!” “뭐라고요? 정말이요?” “정말이라니까!” “아니 하필이면 왜 타이어 가계에서 일하신다는 말이십니까?” “응, 다른 생각은 없고, 그저 타이어를 갈아 끼는 일을 하고 싶어!”
한참 후에 그 제자에게 새벽별처럼 이해의 동녘이 밝아 온다. “아하, 잘 알겠습니다. 역쉬, 선생님!” “은퇴 후의 삶이란 그런 것이군요. ㅎㅎㅎ” - retirement
[2] 책장을 정리하다가 아주 오래된 고문서(!)를 발견하였다. 햇수로 19년 전, 그러니까 내가 봉직하는 학교의 이름이 백석대학교가 아니라 기독신학대학원대학교였을 때, 유학 가겠다는 어느 제자를 위해 써준 추천서였다. 색이 바랬다. 흐르는 세월을 생각하다보니 서유석의 “가는 세월”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혼자 흥얼거려본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있나요
흘러 가는 시냇물을 막을 수가 있나요
아가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듯이
슬픔과 행복 속에 우리도 변했구려
하지만 이것만은 변할수 없어요
새들이 저 하늘을 날아서 가듯이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이 내 몸이 흙이 되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하지만 이것만은 변할 수 없어요
새들이 저 하늘을 날아서 가듯이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이 내 몸이 흙이 되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이 내 몸이 흙이 되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오래된 한 장의 추천서"
[1] 4반세기를 한결같이 살아오신 인생의 선배로써 교수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2] 그때는 구약학과 이름 앞에 히브리어가 붙어있었네요..! 교수님의 성함 앞엔 다니엘이 있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