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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M.G. 바클레이, 《단숨에 읽는 바울》(새물결플러스, 2018), 152쪽, 정가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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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미국에서 신학공부(M.Div. & Th.M)하면서 바울 신학에 관심이 많았던 나를 두고 당시 신약학 선생님(Prof. Andrew Bandstra)은 바울 신학으로 학위를 하라고까지 권면하신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신약과목들에 매료되어 학기마다 개설된 신약과목을 거의 다 수강하고 공부했다. 졸업할 때 즈음이 되니 배우지 못한 구약과목들이 많았다. 하기야 구약이 신약보다 분량으로나 권수로나 더 크고 두껍지 않은가? 내가 구약으로 박사학위를 하게 된 것은 단순히 구약과 신약을 균형 있게 골고루 모두 배워야겠다는 소박한 생각 때문이었다. 어쨌건 신약성경에 대한 관심, 특별히 바울 신학에 대한 관심은 그 후로 지금까지 계속되었다.

 

독자들 가운데는 몇 년 전 한국 신약학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바울의 새 관점”(NPP, New Perspective on Paul) 논쟁을 아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E.P. 샌더스, 제임즈 던, 톰 라이트 등의 이름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언약적 신율주의”니 “제 2 성전기의 유대주의”니 “1세기의 팔레스타인의 유대교”니 하는 말들도 한두 번쯤 들었을 것입니다. 신학적 패 가름을 하면서 어떤 학자들은 NPP 학자들이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주창한 “이신칭의” 교리를 흐리게 만드는 주범이라고까지 몰아붙이는 웃지 못 할 일까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이 모든 논쟁의 근저에는 바울과 그의 서신들을 어떻게 읽어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별히 로마서와 갈라디아에서 바울이 주장했던 “은혜의 복음”에 정면으로 대척점에 서있는 “율법주의” 혹은 “율법의 행위”가 무엇이었는지를 판별해내는 일에서부터 격렬한 학문적 논쟁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어쨌든 이런 와중에 바울 신학계에서 그동안 조용하지만 중후한 목소리를 내는 학자가 있습니다. 올해로 환갑을 맞이한 영국의 존 바클레이(John M.G. Barclay) 박사입니다. 영국 더함 대학교(Durham University)의 라이트푸트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바울 신학 전문가입니다.

 

그가 쓴 《단숨에 읽는 바울: 바울의 역사와 유산에 관한 소고》(새물결플러스, 2018)가 출간되었습니다. 영서 제목은 Paul: A Very Brief History (2017)입니다. “바울에 대한 아주 간단한 역사”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바클레이는 자신이 신학자로서 바울에 대해 쓴 것이 아니라 역사학가로서 바울에 대해 쓰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세요. “역사학자에게 있어 사도행전은 바울이 직접 쓴 편지보다 사료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이다”(17쪽) 그리고 바클레이는 전통적인 13편의 바울 서신보다는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7편의 바울 서신을 살피면서 제 1부에선 바울이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그가 말하는 신학이 무엇인지를 살펴봅니다. 구체적으로 “초기 그리스도교 운동과 바울”, “바울의 편지들과 역사적 정황들”, “바울과 유대전통들”, “로마세계에 위치한 바울의 교회들” 등을 다룬다. 제2부에선 바울이 후대에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를 바울의 유산이란 항목으로 다룬다. “경전으로서 바울” “아우구스티누스와 서구교회” ‘개신교 전통 안에서의 바울“ ”유대교-그리스도교 관계 안에서의 바울“ ’사회-문화적 비평가로서의 바울” 등을 다룬다.

 

전체적으로 신학자로서가 아니라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바클레이는 바울에 대해 이야기해나간다. 사료에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어찌 보면 바울의 모순적인 마음과 언어와 신학을 적나라하게 펼쳐 보인다. 따라서 이 소 책자를 읽는 사람들은 바클레이로부터 바울에 대한 큰 그림을 얻는 동시에 바클레이가 “이것이 맞다! 저것은 틀리다!” 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은 채로 기술하고 있기에 “그럼 이게 뭐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아마 이것이 이 소책자의 단점이지 이주 좋은 장점이다. 특별히 바울의 새 관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제 2부의 7장과 8창과 9장을 곱씹어 읽어보면 바클레이가 뭐를 암시하고 있는지 어렴풋하게나마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바클레이는 “바울의 새 관점”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반대할까? 찬성할까? 궁금하시겠지요? 그는 찬성과 반대를 말하거나 고르는 방식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바울신학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안했습니다. 그게 밑바탕에 깔려 있는 그의 역작 《Paul & the Gift》 (Grand Rapids: Eerdmans, 2015년, 656쪽)안에 실려 있습니다. 한마디로 고대 일세기의 “선물”개념을 연구하면서 선물은 우리가(서구인들) 흔히 알듯이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선물은 “주거나 받거니 하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즉 선물로서 “은혜”은 일방적으로 주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물 받는 사람은 당연히 선물을 준 사람에게 선물을 준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선물교환“ 개념을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바울 신학을 전개하는 것입니다. 우리 동양사람들에게는 아무 익숙한 개념인데 서양인들은 이제야 이 개념을 연구하여 밝힌 것입니다. 즉 일세기의 유대인들에게 선물 개념을 살펴보면 바울의 말하는 은사(은혜, 선물)개념을 통해 그의 신학의 핵심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이 책도 곧 새물결플러스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한다고 하니 기다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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