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성경에 나오는 '비밀'과 그 지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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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가 협업하여 책 한권을 냈다. 여기 소개하는 책이 그렇다. 오랫동안 시카고 휘튼 대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쳤고 지금은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신약을 가르치는 그레고리 비일 박사와 그가 휘튼대학교에서 박사논문을 지도했던 벤저민 글래드 박사가 구약과 신약에 나오는 “비밀”이란 단어를 통하여 성경의 중심사상을 밝힌다. 저자들은 “비밀” 단어 연구를 통해 “하나님 나라” “십자가 사건” “유대인과 이방인의 관계”와 같은 묵직한 주제들을 다룬다.

 

최근의 성서학계에선 본문을 주석함에 있어서 언어학의 도움을 받아 어휘의미론, 상호텍스트성, 인용, 인유, 암시, 반향 등과 같은 개념들을 적극 사용하는데 이 책의 저자들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저자들은 “비밀”이란 단어가 나오는 모든 경우를 다 살피는데, 이 단어는 구약의 지혜문헌으로 분류할 수 있는 다니엘서에 9번 나오고(아람어 “라쯔”), 신약성경에는 29번 나온다(헬라어 “뮈스테리온”). 저자들의 핵심주장은 다니엘서에서의 비밀 개념(감추어졌던 것이 드러나게 된다)이 신약에 깊숙이 녹아 들어 있다는 것이다. 성경의 통일성을 우회적으로 주장하는 말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 과정을 자세하게 주석학적으로 살핀 결과가 이 책이다.

 

저자들은 다니엘서에서 사용되는 “비밀”의 전후문맥을 따져본 후에 이런 결론을 내린다. “비밀은 감추어진 특성과 해석을 통해 드러난 특성을 지닌다. 즉 처음 계시는 전적으로 감추어져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부분적으로만 감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뒤 따르는 계시는 종말론적 사건들에 대해 자세한 의미를 알려준다.” 다니엘서의 “비밀”을 다룬 후 저자들은 잠시 초기 유대교에서 “비밀”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곧 이어 이 책의 본론인 신약성경에서 “비밀”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즉 마태복음, 로마서, 고린도전서, 에베소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후서, 디모데전서,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29번 용례를 주석학적으로 다 들여다본다. 물론 저자들은 비밀이란 단어가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비밀을 묘사하는 개념들인 “부활” “예수” “성전” “새 창조” “시작된 종말론” “복음”등을 비밀과 연계하여 설명한다.

 

이 책은 거의 같은 주제로 쓴 두 사람의 박사학위논문들을 정리하여 좀 더 넓은 독자층을 염두에 두고 출판한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 속에는 박사학위논문 냄새가 여러 곳에서 난다. 반복적이고 때론 산만하기까지 하다. 내 생각으로는 충분히 분량을 줄였을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이 들지만 저자들은 힘들여 연구한 결과들을 다 지면에 담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래는 이 책에 실린 나의 추천단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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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에서 “비밀” 혹은 “신비”로 번역되는 그리스어 뮈스테리온(mystērion)은 감추어졌지만 언젠가는 드러나게 될 하나님의 지혜로운 경륜이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펼쳐짐(展開)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비밀“개념의 뿌리는 다니엘서에 있고, 거기로부터 신약성서 전체로 퍼져나갔다. 신약성서에 나타난 모든 ”비밀-구절“들을 주석학적으로 상세하게 분석하다 보니 분량이 많아지고 종종 주장이 반복되기는 하지만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이 책의 위대한 공헌은 철저한 주석을 통해 구 신약 계시의 연속성을 비밀 개념으로 증명하는데 있으며, 적어도 저자들은 이 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성서신학과 주석학적 방법론에 관심이 있는 성서학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나는 이 책이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믿는다.

 

류호준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

 

그레고리 K. 비일 & 벤저민 L. 글래드 (공저), 《하나님의 비밀: 비밀과 계시개념에 대한 성호 텍스트 연구》 신지철 옮김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8), 598쪽, 정가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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