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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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이든지 원서의 제목과 부제를 읽어보면 대충 무엇을 말하려는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원서제목은 “하나님은 정말로 말씀하셨는가?”(Did God really Say?)이다. 성경의 역사성에 관한 질문 같이 들린다. 책을 자세히 읽어보면 정말 그렇다. 한편 부제는 “성경의 진실성과 믿음직함을 천명하다”(Affirming the Truthfulness and Trustworthiness of Scripture)이다. 책 안에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약간 다른 뉘앙스를 주는 부제이다. 책 안에서 모든 저자들이 변호하는 것은 실제로는 “성경의 무오성((無誤性)과 무류성(無謬性)”을 집중적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흥미로운 책이다.

 

그런데 한국어 제목은 “성경은 정말 하나님 말씀인가?”이다. 재미있게 제목을 뽑았다. 한국의 복음주의 교회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매우 뜬금없는 질문처럼 들리는 제목이다. 어쨌든 놀랍게도 이런 제목으로 책이 출판되었다! 뒤집어 말하자면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는 뜻도 된다. 세상에! 그러나 저 질문에는 상당히 예민하고도 복잡한 문제가 들어있다. 겉으로 들리는 질문과 실제로 열어보는 질문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미국 복음주의자들, 특별히 미국의 보수적(?) 장로교 신학을 표방하는 개혁파 신학교들에서 조직신학과 변증신학을 가르치는 학자들이 “성경관”에 대해 발제한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냈다. 이 책의 기고자들은 거의 비슷한 신학적 전통(장로교 개혁신학)에 서있는 커버넌트 신학교(Covenant Theological Seminary)와 리폼드 신학교(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일하는 신학자들로서 그들이 속해 있는 미국장로교단(PCA)의 신학적 입장의 중요한 주제인 “성경관”을 다룬다. 세 신학교를 이끌고 있는 총장들이 이 책의 서언을 쓴 것은 성경관에 있어서 서로 신학적 연대감과 일치성을 강조하는 모양새를 연출한다.

 

조직신학자들이 성경에 관해 쓴 글이기에 자연스레 교리적 전통을 중요시하면서 성경영감설, 성경의 권위, 신적 저자와 인간 저자의 관계, 성경의 무오성과 무류성 등과 같은 주제들을 심도 있게 다룬다. 물론 빠질 수 없는 것이 현대 성서학자들의 성경관에 대한 비평들이다. 그중 흥미로운 글이 존 M. 프레임(John M. Frame)이 니콜라스 토마스 라이트(Tom Wright)에 대해 쓴 논문이다(제6장). “니콜라스 토마스 라이트와 성경의 권위”(171-202쪽).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오랫동안 가르쳤고(소위 그 학교의 간판 스타였고, 지금도 그 신학교 출신의 한국 제자들에게는 가장 존경을 받는 명석한 학자) 지금은 리폼드 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는 프레임 박사는 상당부분 라이트의 성경관에 대해 동의를 하면서도 집요하게 라이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비판한다. 이 책의 다른 저자들에게도 들리는 목소리를 존 프레임의 목소리로도 들을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성경의 무오성과 무류성”이란 프레임(frame)이다.

 

이 책의 모든 저자들에게 있어서 성경의 “무오성(infalliability)과 무류성(inerrancy)”은 타협할 수 없는 출발점이다. 이것이 이 책의 프레임이기도 한다. 이 틀 안에서 성경의 권위를 논하고 입장이 다른 사람들을 비평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힘을 모아 같은 방향으로 성경의 무오성과 무류성을 변호하고 방어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성경의 영감설이나 권위에 관해서 논의할 때는 정통 개혁파 조직신학자들이 좀 더 느슨한 복음주의 성경학자들의 성경관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어 비평을 가한다.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점이다. 프레임을 걸어놓고 이야기하는 입장이나, 무오성과 무류성을 거의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이나, 성경이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뜻의 범위에서나 그렇다.

 

어쨌든 이 책 안에는 개혁파 신학의 목소리가, 그것도 특정한 학파의 목소리가 에코 챔버(eco chamber)처럼 들려온다. 한국에서 특별히 총신과 고신과 합신에서 수용되는 개혁파신학의 성경관 전시에 좋은 모델임에 틀림없다.

 

데이빗 R. 가너《성경 정말 하나님의 말씀인가?》신호섭 옮김 (서울: 세움북스, 2018), 280쪽. 정가 14,000원

세움북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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