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왜 사복음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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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는 장르상 예수의 전기가 아닙니다. 복음서는 더더욱 예수의 자서전도 아닙니다. 복음서는 문학 장르상 전대미문의 “복음서”(유앙겔리온)입니다. 복음서라는 말 자체가 새로운 형태의 문학 장르를 개척한 셈입니다.

 

복음서는 예수의 일대기를 연대기로 기록한 것이 아닙니다. 복음서는 예수를 정밀한 사진기를 찍어놓은 것이 아닙니다. 복음서는 예수의 초상화입니다. 그것도 4명의 작가가 그린 초상화입니다.

 

초상화이기에 그린 각도도 다르고, 사용하고 있는 물감의 질감도 다르고, 캔버스의 재질도 다르고, 그려낸 모습도 다르고, 보는 사람에게 비치는 인상도 다릅니다. 그럼에도 그들 모두는 동일한 인물을 초상화로 그려냈습니다. 음악으로 비유하자면 복음서는 피아노 4중주와 같습니다. 서로 다른 악기들을 사용하여 동일한 주제를 다양한 변주를 통하여 들려줍니다. 때론 화음으로 때론 불협화음으로 구성되었지만  4대의 악기가 중심주제(하나님 나라)를 일관성 있게 연주합니다.

 

신약의 복음서 연구에 있어서 “왜 4복음서일까?”하는 질문은 매우 오래된 질문이었습니다. 수많은 학자들이 이 질문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우선 예수의 자료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달리 말해 복음서 저자들은 예수의 관한 이야기들을 다 어디에서 얻었을까? 기자들처럼 일일이 예수를 쫓아다니면서 기록한 것일까? 그들은 목격자들인가? 아니면 누구로부터 전해들은 것을 각기 자기 나름대로 편찬한 것일까? 특별히 공관복음에 해당하는 마태 마가 누가의 경우, 누가 먼저 썼고, 누가 나중에 썼고, 누가 누구 것을 참조해서 썼을까? 아니면 그들 모두가 의존한 공통의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학자들이 하는 일은 주로 이런 것들을 파헤치고 추측하고 연구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자료들을 유식한 추측을 동원하여 분석하여 가설을 세웁니다.

 

어쨌든 복음서들은 이야기체로 예수님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1 세기의 지중해 정황을 알아야하기에, 역사 배경, 사회 배경, 문화 배경을 아는 것이 복음서 이해에 필수적이리라. 이상과 같은 사전적 배경지식을 알면서 복음서를 배우면 올바른 이해에 근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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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베델신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는 마크 스트라우스(Mark Lehman Strauss, 1959년생) 교수가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쉽고 평이하게 복음서 안내서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 역시 벽돌 책입니다! 1008쪽의 양장본이니 한 여름 베게로 사용하기에 딱 좋을 것입니다. 4 복음서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온갖 정보와 자료들을 다 담아 놓았습니다. 역사비평과 문학비평의 방법과 목적과 지향점에 대해서(68-149쪽), 복음서의 역사적 배경, 종교적 배경, 사회 문화적 배경 등에 대해서(150-283쪽) 상세하게 안내해줍니다. 이 부분은 신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그 후에 저자는 본론으로 들어가 마가복음(284-353쪽 “고난당하시는 하나님의 아들”), 마태복음(354-435쪽, “메시아로서 오신 예수”), 누가복음(436-505쪽, “만인의 구주이신 예수”), 요한복음(506-595쪽, “아버지를 나타낸 아들로서 예수”)의 순서로 각 권의 문학적 특징, 플롯, 예수의 초상, 신학적 주제, 내러티브의 목적, 역사적 배경 등을 다룹니다. 마지막 부분(596-914쪽)은 소위 “역사적 예수”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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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쉽고 읽기에 편하고, 많은 정보들을 제공해주고, 착실한 복음서 안내자임을 자임하는 책입니다. 복음주의 입장에서 쓰다 보니 역사 비평적이며 진보적 입장들에 대해 약간은 변증적이고 방어적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마가 저작 우선설”(markan priority)에 대해 약간 달갑지 않다고 하면서도 마가복음을 먼저 다루는 일부터, 복음서의 역사성과 신학성 사이에서 신학성을 강조하면서도 역사성을 매우 자세하게 다루는 점들이 그렇습니다. 이런 것은 웬만한 복음주의자들의 저자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일이니 그리 탓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조판도 잘되었고, 활자도 넉넉하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이야기체로 글을 써내려가서 읽기에 아주 좋습니다. 번역도 훌륭하게 되어서 흡족합니다. 학문성을 밑에 쫘악 깔고 대중의 눈높이를 염두에 둔 성실한 작품이기에 A 학점을 주고 싶습니다. 원서는 《Four Portraits, One Jesus: A Survey of Jesus and the Gospels》 (Grand Rapids: Zondervan, 2007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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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L. 스트라우스, 《네 편의 초상, 한 분의 예수: 사복음서와 예수 그리스도의 연구 입문》 박규태 옮김 (성서유니온, 2017), 1008쪽. 정가 5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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