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사도 바울》- 그의 생애와 서신과 신학

 

바울은 서신서 형식으로 13편의 글을 남긴 위대한 신학자요 저술가다. 그가 남긴 13권의 책들과 그의 인생역전에 관한 기록(주로 사도행전)을 중심으로 바울이란 사람의 사상의 발전을 추적할 수 있겠다. 오래전 내가 읽었던 바울 연구가들을 생각나는 대로 열거하자면, 제 1세대 학자로는 우선 헤르만 리델보스, F.F. 브루스, J.C. 베커, 레온 모리스, 롱네커, C.K.베레트, 크리스터 스텐달, 웨인 믹스, 빅톨 풔니쉬 등이었고, 그들을 이어 바울 신학 연구를 주도하는 제 2세대 학자로는 제임스 던, N.T. 라이트, 리처드 헤이스, 폴 바렛트, 리처드 보쿰, 존 바클레이, 스테픈 웨스터홀름 등을 들 수 있다. 이제 바울 신학 연구의 제 3세대에 이르러 좀 더 젊은 학자들이 전 세대의 바울 신학 연구를 이어받고 있는 형세다.

 

지금 소개하는 책은 바울 신학 연구의 제 3세대에 속한 학자들의 결과물이다. 저자인 브루스 W. 롱네커와 토드 D. 스틸은 각각 영국의 저명한 바울 신학자들인 제임스 던과 존 바클레이 교수 밑에서 배운 50대의 중견 학자들로 온건한 복음주의적 성향의 신약신학자들이다. 둘 다 미국 남부의 기독교 명문대학교인 베일러 대학의 신학대학원에 재직 중인 동료들이다. 어쨌든 그들이 온건한 복음주의 신약학자라는 뜻은 한 예로 바울 서신의 숫자를 정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다는 것이다. 엄격한 복음주의자들과는 달리 바울의 저작권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 유연하다(예를 들어, 에베소서, 골로새서, 디모데전후에 관한 저자 문제를 보라).

 

3부로 되어 있는 이 책은 부제가 가리키듯이, 제 1부에서는 바울의 생애를(따라서 사도행전을 필수적으로 옆에 놓고 읽어 가면 좋다. 36쪽~99쪽), 제 2부에서는 바울 서신 13편을 자세하게 개괄해준다(바울 서신들을 함께 공부하면 좋으리라. 100쪽~539쪽). 마지막 제 3부에선 바울 신학을 다룬다(저자들은 나름대로 바울신학의 특징을 3가지로 요약하여 다룬다. 540쪽~687쪽).

 

이 책의 장점은 신학교의 교재용으로 적합하게 꾸며졌다는 점이다. 전문적인 내용들을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성경을 옆에 놓고 이 책이 안내하는 대로 차근차근 따라가면 바울 서신을 이해하는데 좋은 안목이 생긴다. 별로 논쟁적이지도 않고 현학적이지도 않다.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도 그대로 제시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따라서 매우 교육적이다.

 

한 가지를 언급하는 것으로 책 소개를 마친다. 이 책의 저자들은 바울 서신들의 기조에는 일관된 신학사상이 있다고 믿는다. 비록 서신의 형태이기에 각 서신의 “상황”이 빗어내는 신학 작업의 우연성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바울이 확신하고 있는 일관된 신학사상이 그 밑바탕에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바울신학의 특징일까? 그들은 기본적으로 오래전 프린스턴 신학교의 바울신학자인 네덜란드 출신의 요한 크리스천 베커(John Christiaan Beker, 1924~1999)교수의 주저인《사도 바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베커 교수의《사도 바울》의 영문 제목을 보면 분명해 진다. Paul the Apostle: The Triumph of God in Life and Thought이다. 여기서 “하나님의 승리”라는 문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즉 바울 신학의 저변에는 “온 우주를 아우르는 창조질서를 망치려고 위협하는 적대 세력에 맞서 주권자이신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거두신 승리를 일관되게 드러내는 거대상징이 자리해 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그리스도 사건에 대한 묵시주의적(apocalyptic) 해석이 바울 신학의 근간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나지는 않는다. 저자들은 베커의 바울 신학 이해에다 리처드 헤이스, 톰 라이트, 마이클 고먼 등과 같은 학자들의 내러티브 신학을 접목시킨다. 이리하여 저자들은 “묵시 내러티브가 바울이 제시하는 가장 심오한 신학 설명 대부분에 자양분을 공급한 옥토를 제공한다고 말한다.”(549쪽) 바울 신학을 이해하는 좋은 전망대를 제공한 셈이다.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리델보스나 게할더스 보스의 바울의 종말론을 좀 더 발전시켜 접목하고, 묵시적 내러티브를 다룸에 있어서 야웨의 거룩한 전쟁(Holy War)과 신적 전사(divine warrior) 전승에 대한 연구를 가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누군가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지난 세대에 발표되었던 여러 사도 바울 연구서들이 제 명을 다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마당에 옛것을 새롭게 하여 다시 사도 바울을 선보이는 두 명의 학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국의 각 신학대학원의 교과서로, 목회자의 서재에 필독서로 자리 잡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브루스 W. 롱네커 & 토드 D. 스틸, 《바울: 그의 생애, 서신, 신학》박규태 옮김(성서유니온, 2019), 799쪽, 정가 44,000원

바울.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2 새 책 소개: 톰 라이트의 "바울 전기" 류호준 2019.07.17 14
1271 새 책 소개: “기독교후시대의 한국기독교” file 류호준 2019.06.26 171
1270 새 책 소개: [아들을 경배함] file 류호준 2019.05.30 72
1269 새 책 소개: 《이사야서 풀어쓴 성경》 file 류호준 2019.05.29 86
1268 새 책 소개: 고든 웬함,《구약 성경의 토라 이야기》 file 류호준 2019.05.06 216
1267 새 책 소개: “죽어가는 구약성경이라고?” [2] file 류호준 2019.04.26 187
1266 새 책 소개: “구약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설교하고 싶다고?” [2] file 류호준 2019.04.15 266
1265 새 책 소개: 《요한복음 주석》 [2] file 류호준 2019.04.14 116
1264 새책 소개: “목회신학이 정립되어야 목회를 위한 신학이 된다!” file 류호준 2019.04.04 218
1263 새 책 소개: “노아 홍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file 류호준 2019.04.02 250
1262 새 책 소개: "거룩한 길로 걸어갑시다!" file 류호준 2019.03.28 91
1261 새 책 소개: "구약학을 공부하는 이들을 위해" file 류호준 2019.03.28 124
1260 새 책 소개:《유목사의 시편묵상》 [3] file 류호준 2019.03.09 435
1259 새 책 소개: 《하나님의 창조와 악의 잔존》 file 류호준 2019.03.05 306
1258 류호준 교수님의 이사야2를 기다리며.... [3] 홍단이 2019.03.05 125
1257 새 책 소개: “구약을 혼자서 공부하려면” file 류호준 2019.03.04 462
1256 새 책 소개: “곁길이라고? 갓길이겠지! file 류호준 2019.03.02 214
1255 새 책 소개: “결혼이란 참으로 신비로운 사건” file 류호준 2019.02.27 254
1254 새 책 소개: “그리스도인의 성화” file 류호준 2019.02.26 68
» 새 책 소개: 《사도 바울》- 그의 생애와 서신과 신학 file 류호준 2019.02.15 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