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벽돌 같은 《창세기 주석》

 

성경을 가르치는 교수의 입장에선 자신이 평소에 써놓았던 주석노트들을 그냥 버리기엔 아까울 때가 많이 있다. 하물며 스터디 바이블에 기고한 주석노트들을 그냥 두기에는 아깝지 않겠는가. 소개하는 브루스 월키의《창세기 주석》의 경우가 그렇다.

 

여러분들은 “스터디 바이블”이란 장르를 아실 것이다. 말 그대로 성경 공부를 돕기 위해 편찬한 성경이다. 주로 미국의 기독교 출판업계가 아이디어를 내어 만든 히트 상품이 되었는데, 성경본문(NIV, NRSV, ESV 등) 밑에 간단한 주석노트를 달고, 성경각권에 대한 소개(총론이란 부른다)(책 제목, 배경, 저자와 저작연대, 신학적 주제와 메시지. 문학적 특성들, 각권의 목차와 아웃라인 등)를 한다. 특히 주석노트들은 해당 구절에 대한 간단한 해설이나 정보를 제공하여 독자들이 성경의 뜻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미 NIV Study Bible, ESV Study Bible등이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출판되었는데(이것이 번역 출판되었다는 사실이 좀 우스꽝스런 면이 있긴 하다. 한글판의 성경본문은 NIV도 ESV도 아니다. 한글개역개정본이 본문이다. 한국어로 번역된 스터디 바이블은 영어원판에 서론부분들과 각주에 붙어 있는 주석노트들을 번역한 것이다! 영어성경을 번역한 것이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어쨌든 미국에선 각 출판사들이 앞 다투어 온갖 스터디바이블을 만들어 내었다. 엄청난 사업의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간단한 주석형태로 알려주겠다는 것이니, 분주한 목회자들이나 평신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료이다.

 

스터디 바이블 가운데 New Geneva Study Bible이란 것도 있다. 이 스터디 바이블에 창세기 주석노트를 단 사람이 브루스 월키다. 월키는 매우 간략한 형태로 된 주석노트를 후에 그의 제자이며 협력자인 캐시 프레드릭스와 합작하여 확대된 형태의 주석으로 만들어 내었는데 지금 소개하는 책이 바로 그 책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사용하다보면 거의 다 주석노트의 확대 흔적을 쉽게 발견할 것이다(92-1142쪽). 70-88쪽에 들어 있는 “창세기의 주제와 성경신학”은 브루스가 다른 곳에 기고한 성경신학적 논문을 가져온 것이고, 서론 부분은(24-47쪽)은 전형적인 총론내용(제목과 본문, 구조와 내용. 편찬과 저작권, 역사성과 문학적 장르)을 담고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추가로 “시학과 서사신학”(48-69쪽)을 담고 있는데, 이것은 캐시의 수고가 고스란히 담긴 부분이다. 어쨌든 간략한 주석노트들을 확대하여 새롭게 큰 틀을 세워 주석의 형태로 만들기 위해 선생과 조교가 각고의 협업을 한 셈이다.

 

책안에 실린 나의 추천단평이다.

 

첨단 과학문명 시대에 창세기를 주석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다. 고고학, 고대문헌학, 신화론, 생물진화론, 지질학, 고인류학, 문학이론 등 다양한 복선들이 주석 작업에 겹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브루스 월키 박사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창세기 문헌을 명쾌하게 해설한다. 그는 역량 있는 제자의 도움을 받아 세 가지 항목을 염두에 두고 주석을 진행한다. 문학적 분석과 주석적 설명과 신학적 고찰이 그것이다. 창세기 자체의 고대 문학적 분류방식인 톨레돗에 따라 전체를 서막과 10부로 나누고 다시 막과 장으로 세분한다. 각 부분에 대한 자세한 주석과 더불어 신학적 핵심들을 요약형태로 제시한다. 글의 흐름은 경쾌하고, 논의 전개는 단순하고도 명확하고, 결과는 영적 가르침을 받는다는 느낌이다. 학문적이면서도 온건한 복음주의적 입장을 유지한다. 위대한 선생에게서 저자 직강을 듣는 기분이다. 창세기 주석을 장만해야한다면 우선순위에 있어서 맨 앞쪽에 있어야 할 보물이다.

 

류호준 목사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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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K. 월키 & 캐시 J. 프레드릭스, 《창세기 주석》 김경열 옮김 (새물결플러스, 2018). 1167쪽. 정가 58,000원

창세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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