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1 17:57
“웃음은 신비로운 약입니다. 좋을 때든 끔직한 때든”
세계 2차 대전 때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의사 빅토르 프랭클이 있습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저서들 가운데 아마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이 있습니다. 독일어원서로 Trotzdem Ja Zum Leben Sagen입니다. 한글로 의역하자면 “어떤 일이 있어도 삶에 대해서 예스라고 하세요!”일 겁니다. 영어로는 제목을 바꾸어 Man’s Search for Meaning라고 했는데, “삶의 의미를 찾아서”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그 책 안에 있는 한 이야기입니다.
체코 테레진(Terezin)에 있는 나치 포로수용소의 어느 오후였다. 프랭클과 다른 죄수들은 수용소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노동을 마치고 터벅터벅 수용소로 돌아왔다. 모두가 탈진한 상태였다. 침대에 퍼져 누웠다. 배는 고팠고, 몸은 아팠고, 모두가 기진맥진했다. 때는 한 겨울이었고 끝없는 어둠만이 길게 드리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얼어붙는 빗길을 행진해서 막사로 돌아온 참이었다.
그들 중 한명이 갑자기 수용소 막사 안으로 뛰어 들어오더니 바깥으로 나와 보라고 소리를 쳤다. 막사 안의 사람들이 마지못해 일어나 비틀거리며 바깥으로 나가봤다. 마침 얼음비는 그쳤다. 그런데 보아하니 아주 조금, 그것도 구름사이로 내려오는 한줄기의 햇빛이 여기 저기 패인 콘크리트 바닥 물 고인 작은 웅덩이들에 어른거리고 있었다. 바로 거기에, 그들의 끔찍한 날들 한 가운데, 빛을 받아 어른거리는 작은 물웅덩이들이 있었다. 아니 어둡고 캄캄한 날들 한 가운데 한 줄기 햇살이 어른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프랭클이 말합니다. “우리는 거기에 얼어붙은 채 섰습니다. 어떻게 창조세계가 저렇게 아름답고 선할 수가 있을까 하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우리는 지치고 피곤했습니다. 춥고 병든 상태였습니다. 굶어 죽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우리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들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거기에, 바로 거기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 소름끼치는 경외감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이 세계만큼이나 오래되고 강력한 자세로 우리는 거기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웃었습니다.”
“제주도의 하루” Credit 박정현 님
하하하하하하하하 더위가 역대급이네요 잘지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