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종려주일과 할렐시와 시 118:27”

2014.04.12 23:53

류호준 조회 수:4942

종려주일과 할렐시와 시 118:27”

 

 

먼저 아래는 시편 118:27의 서로 다른 두 가지 번역문들입니다. 비교하여 읽어보십시오.

 

[1]

  “여호와는 하나님이시라

          그가 우리에게 빛을 비추셨으니

   밧줄로 절기 제물을

          제단 뿔에 맬지어다.” (개역개정, 참조, KJV, NASB, Tanakh)

 

   God is the LORD,

        which hath shewed us light:

   bind the sacrifice with cords,

         even unto the horns of the altar.(KJV)

 

   The LORD is God,

         and He has given us light;

    Bind the festival sacrifice with cords

         to the horns of the altar. (NASB)

 

[2]

  “주님은 하나님이시니,

           우리에게 빛을 비추어 주셨다.

    나뭇가지로 축제의 단을 장식하고,

           제단의 뿔도 꾸며라.” (표준새번역. 참조, NRSV, NIV, TNIV)

 

   The Lord is God,

         and he has given us light.

   Bind the festal procession with branches,

         up to the horns of the alter.(NRSV)

 

   The LORD is God,

          and he has made his light shine upon us.

   With boughs in hand, join in the festal procession

          up to the horns of the altar. (NIV)

 

118:27b는 히브리어 원문으로도 뜻이 분명치 않아서 번역들도 이상과 같이 크게 두 가지로 서로 대조되는 번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대인 주석 성경(The Jewish Study Bible)27b절을 설명하기를, “아마도 희생제사 예식 규정들인데 이 시편 본문에 들어간 것 같다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두 번째 번역을 선호합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렇습니다. 먼저 시 118장은 소위 할렐시”(찬양시, 113-118) 모음집에 들어 있는 마지막 시로서 전통적으로 유월절 축제 기간 중에 부르는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장막절 예전이라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유대인은 장막절 기간 중에 네 종류의 나뭇가지(시트론, 종려나무 잎 다발, 은 매화 나뭇가지, 버드나무)를 들고 성전 안으로 행진하는 관습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제안하는 것입니다(참조, NIV Study Bible).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할렐시는 애굽에서의 학정에서 벗어나 약속의 땅으로 가게 된 히브리인들의 출애굽을 노래하는 시로서 하나님의 위대하고 기적적인 구원역사를 노래하는 시 모음집입니다.

 

이런 배경을 염두에 두고 보면 예수께서 유월절 기간에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제자들과 함께 할렐시들을 노래하셨을 것이라는 추측은 개연성이 높습니다. 네 복음서 기자들 모두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수많은 군중들이 종려나무가지를 들고 여호와의 이름으로 오는 자여 복이 있도다.”(118:26)라고 환호하고 있는 모습을 놓치지 않고 보고하고 있습니다.(마태 21:1-11; 마가 11:1-11; 누가 19:28-38; 요한 12:12-19)

 

군중들이 예루살렘 성안으로 입성하시는 예수를 향해 종려나무가지를 흔드는 모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주전 2세기 셀류키드 제국(the Seleucid Empire)의 시리아 출신의 악명 높은 안티오커스 에피파네스 4(Antiochus IV Epiphanes)가 유대지역을 강점하고 있었을 때 유대민족은 그의 철권 강압지배로부터 벗어나 독립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습니다. 주전 167년경 유대 하스모니안 왕조 출신의 제사장 맛다디아는 그의 아들 요하난, 시몬, 유다, 엘리에젤, 요나단과 함께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역사상 유대인 반란으로 일컬어지는 봉기였습니다. 이유는 에피파네스 4세가 주전 175년에 유대인의 모든 종교적 관습을 금한다는 칙령을 선포했기 때문입니다(마카비 상 1:44-50). 주전 166년에 맛다디아가 죽자 그의 셋째 아들인 유다 마카비(יהודה המכבי, 마카비는 망치라는 뜻)가 지도력을 발휘하며 아버지의 임종의 유언을 따라 반란군의 지도자가 됩니다. 주전 166년경 예루살렘 근처 엠마오 전투에서 마카비가 이끄는 유대의 독립군들은 강력한 시리아 군을 대파하게 됩니다.

 

그리고 2년 후인 주전 1641214일에 더렵혀진 예루살렘 성전을 새롭게 봉헌하게 됩니다. 신약성경(10:22)은 이 절기를 수전절”(修殿節)이라 부르는데 한자어의 뜻은 성전을 수리했다는 것입니다. 히브리어로 이 절기를 하누카”(חֲנֻכָּה)라 부르는데 그 뜻은 바침”, “세움이라는 의미에서 봉헌절이라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이방인들에 의해 더렵혀진 성전을 다시 봉헌하면서 불을 밝혔는데 이것을 기념하여 빛의 축제일”(Festival of Lights), 혹은 봉헌의 축제일”(Feast of Dedication)이라도 부릅니다.(자세한 이야기는 김병국,신구약 중간사 이야기93-103을 참조하시오).

 

유다 마카비와 그의 군대들이 예루살렘으로 입성할 때 무리들은 손에 종려나무가지들을 들고 환호하며 개선장군과 그의 군대를 영접했습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유다 마카비

 

참고로, 독일/영국의 위대한 작곡가 프레더릭 헨델(George Frideric Handel)1746년에 이 사건을 주제로 삼아 오라토리오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유다 마카비란 곡입니다. 이 오라토리오는 총 3부로 되어있는데 마지막 3부의 대 합창 보라, 정복의 용사가 돌아온다.”(“See the Conquering Hero Comes”)가 우리 한글 찬송가에 주님께 영광"(Thine be the glory)이란 제목으로 붙여진 곡입니다(165). 한국에선 부활절에 부르는 찬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사는 1884년에 스위스 태생의 에드몽 버드리(Edmond Louis Budry, 1954-1932) 목사가 쓴 시입니다. 프랑스어로 쓴 시를 영국의 리처드 버취 호일(Richard Birch Hoyle) 목사가 영어로 번안했다고 합니다.

 

오라토리오 유다 마카비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람들은 그들의 지도자인 맛다디아의 죽음을 애곡합니다. 그러나 그의 아들인 시몬은 슬퍼하는 자들을 격려하며 무기를 들자고 권고한다(“무장하라, 무장하라, 너희 용사들이여,” Arm, Arm, Ye Brave). 시몬의 동생인 유다 마카비는 아버지가 했던 지도자의 역할을 하며 여호와의 능력을 통하여 자유와 승리를 얻는다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는다.

 

2

사람들은 전쟁에서 승리를 한다. 그러나 유다 마카비는 승리에 도취한 사람들이 승리가 자신들의 성취라고 생각하는 것을 주의시킨다. 셀류키드의 장군 고르기아스가 복수를 꿈꾸며 군사를 일으킨다는 소식에 접하자, 승리에 들뜬 분위기는 통곡과 비탄으로 변한다(합창, “아아, 불행한 이스라엘이여!” Ah! wretched Israel!) 다시금 유다 마카비는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면서 이방인의 제단들은 반드시 파괴되어야 하며 잘못된 종교들은 거부되어야 한다고 외친다.

 

3

마침내 승리가 유대인들에게 도래한다.(합창, “보라, 정복의 용사가 돌아온다!” See, the Conqu’ring Hero Comes!). 로마가 유다 마카비와 동맹을 맺고 셀류키드 제국과 싸우겠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사람들은 기뻐하며 마침내 평화가 그들의 조국에 오게 되었다고 즐거워한다.(합창, “, 사랑스런 평화여.” O lovely peace)”

 

어쨌든 시편 118장은 유월절 시즌에 낭독되는 할렐시의 일부분이며,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종려주일)과 연결이 되는 시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시 118:27은 예루살렘 입성이란 주제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본문입니다.

 

먼저 27절 전반부는 주님은 하나님이시니, 우리에게 빛을 비추어 주셨다.”라고 노래합니다. 여기서 빛을 주셨다는 구절은 유다 마카비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예루살렘 성전에 돌아왔을 때, 어둠으로 방치되었던 성전에 불을 밝히는 것으로 성전을 봉헌하게 되었던 사건을 연상하게 합니다. 게다가 27절 후반부는 나뭇가지를 들고 축제의 행진에 참예하라. 제단 뿔에 이를 때까지.”(참조, “나뭇가지 손에 들고 줄줄이 제단을 돌며 춤을 추어라.” - 공동번역)라고 노래하는데, 이것 역시 종려나무가지를 흔들면서 예루살렘의 도로에 줄을 이루고 서있던 사람들이 행렬을 이루며 예루살렘 성안으로 행진을 하고, 행진의 최종 목적지인 예루살렘 성전 안의 제단까지, 그리고 제단 위에 조각된 뿔들(“힘의 상징”)까지 나뭇가지들을 손에 들고 찬양하라는 시적(詩的)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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