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시편 찬송가” 유감

2014.03.31 21:10

류호준 조회 수:5214

시편 찬송가유감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개인적으로 읽고 읊조리고 암송합니다. 개인적으로만 아니라 공동체로서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예배 시에 봉독하고, 설교자는 그 말씀을 풀어 설명합니다. 그런데 성경 안에는 시편이라는 이스라엘의 기도와 찬양집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이스라엘인들은 시편 가사에 멜로디를 붙여 찬양하였습니다. 시편을 노래했다는 말입니다. 시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것은 시를 암송하기에도 좋았을 것이고, 더욱이 예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인 방식으로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예배에서 찬송과 찬양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겠습니까? 예배는 하늘과 땅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교창의 장입니다. 하나님은 설교자를 통해 말씀하시고, 회중은 찬양으로 그 말씀에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토라를 통해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시면, 이스라엘은 시편을 통해 하나님께 응답하였습니다.

 

하나님께 응답하는 형식이 찬양이며, 시편은 이스라엘의 찬양을 담고 있는 찬양집”(테힐림)입니다. 그렇다면 시편은 찬양과 노래로 가장 잘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쉽게도, 한국교회에선 이런 사실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합니다. 우리가 현재 부르는 찬송가의 노래들은 성경과 동일한 신적 권위와 영감을 지니지 않은 찬송들”(hymns)임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인식은 이런 찬송가들이 다른 복음찬송들(CCM 포함)이 갖지 못하는 신적 권위를 갖고 있는 것처럼 느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성경자체이며 하나님의 말씀인 시편을 찬양 곡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서글픈 현실이 놓여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현재 한국찬송가공회는 매우 교단 정치 공학적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거기에는 찬송가 판매 수익금 배당과 같은 돈 문제가 밑바탕에 괴물처럼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한국찬송가공회에 파송된 인물들은 대부분 각 교단의 전직 총회장들과 같은 교단 정치가들이 대부분이고, 그들은 공회의 헤게모니 쟁탈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한국교회를 위한 제대로 된 찬송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표범이 그 반점을 없애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그러니 그런 집단에게 찬송가 안에 시편도 찬송으로 삽입해야한다는 말은 전혀 씨도 먹히지 않는 뜬구름 같은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다시금 묻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찬송가의 일반가사들도 매 주일 노래로 불리고 있는데, 하물며 하나님의 말씀인 시편을 노래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있는가요? 없으면 하루 속히 시편을 노래로 만들어 찬송가에 삽입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시편과 찬송이란 제목으로 찬송가를 만들어 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재원과 인적 자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시편 150장 전체에 곡을 붙이는 일로부터 (혹은 이미 있는 외국의 시편 찬송가들에서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음), 한국어 시편 가사를 회중 찬송가에 적합한 형태로 가사를 분절하는 일,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는 성경학자들과 음악가와 문학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일 등, 상당히 치밀하고도 지속적인 노력들을 투입해야 할 것입니다.

 

서구 개혁교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편 찬송을 만들어 공적 예배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종교개혁운동 당시로부터 시작된 매우 오래된 전통입니다. 이런 시편 찬송가들을 벤치마킹하여서라도 한국인을 위한 시편과 찬송”(Psalter & Hymnal)을 만들어 내기를 소원하는 바입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산발적으로 시편 찬송들을 만들어내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볼 때 공교회적인 노력들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아쉬움을 금치 못합니다. 게다가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시편찬송들도 매우 임의적이거나 회중 찬송으로는 적합지 못한 곡들도 많이 눈에 띱니다. 그나마 최근에 고려서원에서 야심차게 만들고 있는 음반이 있습니다. 서울 모테트 합창단(박치용 지휘)이 만들어 낸 시편 찬송 1CD를 들어본 결과, 회중찬송 내지는 합창곡으로 적당한 시편찬송이었습니다. 두 장으로 된 이 CD에는 모두 34곡이 실렸는데, 만족할 만하였습니다.

 

바라기는 이런 노력들이 일부 신앙심 깊은 개인이나 몇몇 사람들 혹은 재정적 뒷받침을 할 수 있는 기독교인 사업가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가진 공적 기관에서 공교회적 시편 찬송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Psalms of the Korean Psalter Vol. 1 (시편찬송)

서울 모테트 합창단(Seoul Motet Choir)

판권 제작: 고려서원

프로듀서: 박치용

가격 15,000(2CD)

 

시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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