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8 14:47
“별이 빛나는 밤”
-돈 맥리앤과 빈센트 반 고흐-
네덜란드 출신의 빈센트 빌렘 반 고흐(3.30,1853 – 29.07.1890)는 37살에 파란만장하고 격정적인 인생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마감하였습니다. 후기 인상파 화가 중에 그보다 더 열정적으로 인생을 산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정신적 광기 때문에 고통하면서도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환상의 세계를 팔레트에 담아 그려냈던 천재화가였습니다. 그는 네덜란드의 남부 브레다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아버지 목사님의 목회지역을 따라 네덜란드의 여러 마을로 이사 다녔습니다.(에텐, 드렌테, 헤이그). 그리고는 다시 아버지의 목회지역을 따라 벨기에의 뉴에넨(Nuenen)과 안트베르프(Antwerp)(1883–1886)에서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합니다. 그 후 그는 홀로 프랑스 파리(Paris, 1886–1888)로, 아를(Arles, 1888–1889)로, 상-레미(Saint-Rémy, 1889, 5월 – 1890, 5월)로, 지상에서 마지막 거처가 될 북 프랑스의 작은 마을 오베르 쉬즈 와주(Auvers-sur-Oise, 1890, 5월-7월)로 옮깁니다.
특별히 “별이 빛나는 밤”이란 제목이 붙여진 작품은 그의 인생의 마지막 1년이 된 프랑스 상-레미(Saint-Rémy)에서 정신병원에 입원퇴원을 반복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는 동안에 그린 작품입니다.
“철창이 쳐진 정신병원의 창 너머로는 상 레미((Saint-Rémy)의 시가와 별이 깔린 하늘이 보입니다. 별 하나하나는 심장의 동계(動悸)처럼 빛을 변화시키고 끝 모를 창궁(蒼穹)의 푸름은 그 중핵(中核)을 탐구하는 것처럼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별들도 소용돌이치고 모두가 구심적인 운동과 통일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는 이 장대(壯大)한 밤의 시(詩)는 자연과 사물의 내면에 접촉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서정성·신비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조용하면서도 생동감이 있는 신비한 밤입니다.” (두산백과사전에서)
정신질환의 고통 속에서도 그 누구도 걷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를 화폭에 담았던 반 고호의 고독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고 함께 고통해 줄 수 도 없는 그 만의 운명적 아픔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그의 슬픈 인생 역전(歷傳)은 혼돈과 모순과 부조리와 공허로 가득한 이 세상살이를 대변해 주는 말없는 사연이 된 것입니다.
대중가요로 널리 알려진 “별이 빛나는 밤”(Starry Starry Night)은 원래 “빈센트”(Vincent)라는 제목의 노래의 첫 가사입니다. 이 노래는 끝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빈센트 반 고흐를 추모하여 미국의 대중 가수인 돈 맥리앤(Don McLean, 1945년생)이 1971년에 빈센트 반 고흐의 전기를 읽고 쓴 노래입니다. 멜로디의 서정성과 아울러 그 가사가 심금을 울립니다.
아래는 돈 맥리앤의 “빈센트”를 내 나름대로 한글로 번역 해보고 거기에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작품을 첨부하였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
돈 맥리앤
(http://www.youtube.com/watch?v=oxHnRfhDmrk)
수많은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당신의 팔레트에 파란색과 회색을 칠해보세요.
내 영혼 속에 깃들인 어둠을 알고 있는 눈으로
한 여름날에 바깥을 바라보세요.
언덕 위로 드리운 그림자들
나무와 수선화를 그려보세요.
미풍과 겨울의 찬 공기도 화폭에 담아보세요.
흰 눈 덮인 대지 위에 색을 입혀보세요.
이제야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내게 무얼 말하려고 그렇게도 애를 썼는지,
당신의 정상적인 광기 때문에 당신이 얼마나 고통 했는지,
그리고 자유로워지려 당신이 얼마나 애를 썼는지를.
그러나 사람들은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떻게 들어야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귀 기울여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환하게 이글거리듯 불타오르는 꽃들과
보랏빛 연무 속에 소용돌이치는 구름들이
빈센트의 푸른 눈빛 속에 반사되고 있어요.
색조를 바꾸는 빛깔들
황금색의 아침 들판들
고통 속에 찌든 얼굴들
모두 예술가의 사랑스런 손길이 닿자 차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내게 무얼 말하려고 그렇게도 애를 썼는지
당신의 정상적인 광기 때문에 당신이 얼마나 고통 했는지
그리고 자유로워지려 당신이 얼마나 애를 썼는지를.
그러나 사람들은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어떻게 들어야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귀 기울여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을 사랑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당신의 사랑은 여전히 진실합니다.
그렇게도 별이 빛나던 그 밤에,
앞이 보이지 않아 아무 희망도 남아있지 않을 그 때,
당신은 연인들이 종종 그러듯 당신의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러나 빈센트, 당신에게 어떤 세상도 당신만큼
아름답진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수많은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텅 빈 방들에 걸려있는 초상화들
이름 없는 벽들에 걸려있는 액자 없는 얼굴들
세상을 바라보았지만 결코 잊지 못하는 눈망울로 쳐다보았지요.
당신이 만났던 낯선 사람들의 눈망울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들은 누추한 옷을 입은 초라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핏빛 장미의 은빛 가시는
순백의 눈 위에서 으스러지고 깨어진 채 누어있었습니다.
이제야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내게 무얼 말하려고 그렇게도 애를 썼는지
당신의 정상적인 광기 때문에 당신이 얼마나 고통을 받았는지
그리고 자유로워지려 당신이 얼마나 애를 썼는지를.
그러나 사람들은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귀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그들은 영원히 귀 기울이지 않을 거예요.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Look out on a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Shadows on the hills
Sketch the trees and the daffodils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s
In colors on the snowy linen l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Starry, starry night
Flaming flowers that brightly blaze
Swirling clouds in violet haze
Reflect in Vincent's eyes of china blue
Colors changing hue
Morning fields of amber grain
Weathered faces lined in pain
Are soothed beneath the artist's loving h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For they could not love you
But still your love was true
And when no hope was left in sight
On that starry, starry night
You took your life, as lovers often do
But I could've told you Vincent
This world was never meant for one as beautiful as you
Starry, starry night
Portraits hung in empty halls
Frame-less heads on nameless walls
With eyes that watch the world and can't forget
Like the strangers that you've met
The ragged men in ragged clothes
The silver thorn of bloody rose
Lie crushed and broken on the virgin snow
Now I think I know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re not listening still
Perhaps they never will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1889), The Museum of Modern Art, N.Y.]
2014.03.28 15:43
2014.03.29 16:31
류호준의 글과 돈 맥리앤의 음악을 들은 후 김덕수 교수께서 아래와 같은 단상을 보내오셨습니다.
미친 세상에 제 정신으로 살기 (Vincent를 들으며, Don McLean)
김덕수 교수(백석대신대원, 설교학)
사람들은 빈센트 반 고흐를 미쳤다고 한다. 그러나 Don McLean은 미친 세상에 그가 제 정신으로 살아야했기에 너무 고통스러웠을 거라고 노래한다. 음악가로서 미술가의 그림을 제대로 이해하고, 화가의 마음을 읽어내고 공감하는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
목사도 사람들을 자유케 하라고 부름 받았다. 그러나 일부 목사는 자신들의 종교적 야심을 위해 자신에게(자신의 교회에) 묶어두려고 한다. 화가는 자신의 손길로 세상의 거친 풍파와 고통의 주름진 얼굴을 만져주고 쉬게 해준다. 그러나 일부 목사는 자신의 강단에서(설교가 아니다) 지친 군상들을 더 가혹하게 몰아 부친다. 내 야망을 위해 헌신하지 않는다고.
미친 세상은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을 고통 속에 죽게 만든다. 하나님의 참 목자들이 고통 속에 부르짖는 것은, 그들이 미쳐서가 아니라 세상이 미쳐서이다. 제 정신으로 살아가야할 순수한 영혼들에게 이 미친 세상은 결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임하기를 기도하다가 간다.
이 세상은 빈센트 고흐처럼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위로하고 싶어 하는 음악가의 마음 곁에 나도 서서 위로해주고 싶다. 그리고 꽃들이 환하게 불타오르는 모습으로, 소용돌이치는 폭풍우와 구름이 내 눈 속에 보랏빛 아지랑이로 아름답게 비칠 수 있도록 고흐와 같은 순수함을 갖고 싶다. 더 이상 미치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하다가 가고 싶다.
2014.04.04 00:16
슬퍼말 것은 고흐,
모습은 보이지 않으나 당신의 열정과 함께 숨을 쉬고
기뻐할 것은 고흐,
당신 스스로 그려둔 감미로운 당신의 시와 함께 춤을 춘다.
별이 빛나는 밤에.
감미로운 목소리, 멋진 해석, thanks si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