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A. 교리 지향적 개혁신학 전통 -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류호준 목사 (백석대학교, 구약학교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교리를 강조하는 개혁주의 전통은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특정한 기독교 교리들, 교회의 신앙고백문서에 반영되고 있는 특정한 기독교 교리들을 강하게 붙잡는 전통을 말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다음의 5가지 것들에 대한 독특한 이해와 깊이 있는 이해를 갖는 사람들이다. (1) 성경, (2) 은혜, (3) 창조-타락-구원-완성, (4) 언약, (5) 일반은총.
  
1. 성경 (딤후 3:16)

개혁신학은 성경에 대한 높은 견해를 가진다. 즉 성경은 하나님의 입 기운이 들어간, 오류가 없는, 권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다. 다음 두 구절은 성경의 본질과 권위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 (딤후 3:16-27)

“먼저 알 것은 (성)경의 모든 예언은 사사로이 풀 것이 아니니, 예언은 언제든지 사람의 뜻으로 낸 젓이 아니요, 오직 성령의 감동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임이니라.” (벧후 1:20-21)

“하나님의 입 기운이 들어간”이란 말은 전통적인 용어인 ‘영감 되었다’는 문구를 헬라어 원어의 뜻을 풀어 쉽게 쓴 것이다. 이 말은 성경의 기원이 누구로부터 왔는지를 가르치는 말이다. 즉 성경은 성령에 의해 쓰인 책으로, 인간 저자를 통해서 하나님 자신이 직접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오류가 없다”는 것은 성경은 진실하고 신뢰할만하다는 또 다른 표현으로, 성경은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행위에 관계하여 전혀 틀림이 없으므로, 성경이 가르치고자 하는 모든 것은 신뢰할 만하다는 뜻이다. “권위가 있다”는 것은 신자의 삶에 대한 하나님 말씀의 요구를 가리킨다. 즉 신자들은 하나님 말씀의 ‘밑에’ 살아야하며, 따라서 하나님 말씀을 순종해야 된다. 종교개혁의 후예들로서 우리는 ‘오직 성경만으로’(Sola Scriptura)라는 문구가 어떻게 나왔는지 잘 알고 있다. 중세 로마 가톨릭 교회는 그들 교회가 가르쳐 온 전통과 그들 교회가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내용이 모두 성경과 동일하게 권위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종교개혁자들은 그러한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자신을 구별하기 위하여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라는 문구를 주장한 것이다. 다시 말해, 로마 가톨릭교회의 주장에 대하여 종교개혁자들은 성경만이 믿음과 삶에 있어서 우리에게 유일한 권위를 갖는다고 응답했던 것이다.

흥미 있는 사실은, 오늘날 성경의 권위에 대한 도전은 종교개혁시대처럼 교회의 가르침을 성경의 권위 수준으로 높이고자 하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성경을 끌어내려 성경이 전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며, 그것이 역사적으로 정확하지 못하고, 부활 같은 것은 단지 신화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시대풍조에서 온다는 것이다. 이성주의, 자연주의, 역사실증주의와 같은 정신들이 대표적인 세력들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성경이 우리의 삶에 유일한 절대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시대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개혁교회의 신자들은 현대의 ‘계몽된’ 사람들에게 제아무리 어리석어 보일지라도 자신들은 성경이 하나님께서 그의 형상을 입은 인간에게 말씀하시는 방편임을 믿는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는다.

성경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은 성경을 길들여 자신의 입맛에 맞추어 사용하는 경향이다. 성령의 음성을 빙자하여 성경에 대한 감성적이고 주관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다. 예를 들어, “하나님께서 오늘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라고 하는 말이다. 많은 신자들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개인적으로, 내적으로, 그리고 독특하게 자신을 나타내신다고 간증한다. 개인중심적인 감성주의나 주관주의가 그러한 경향을 나타낸다. 그러나 개혁주의 신자들은 성령의 주권적 역사를 충분히 인정하지만, 또한 성령과 하나님의 말씀은 언제나 함께 일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누군가 잘 표현했듯이, “성령은 하나님의 말씀인 구약과 신약이라는 두개의 선로 위로만 달린다.” 아니면 “성령은 언제나 성경의 등을 타고 다닌다.”

우리는 때때로 성경의 본질과 권위에 대한 학문적 논쟁에 너무 빠져들어 성경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지나칠 수가 있다. 성경은 풀어야 할 문제들을 모아 놓은 문제집이 아니라. 성경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는 극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예수 그리스도이며, 이 이야기의 절정은 그의 죽음과 부활과 승천이다. 이것이 성경의 핵심은 “구원의 계시”에 있다고 교회가 말할 때 의미하는 바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이며 세상을 살리는 말씀이다.

16세기 종교개혁운동의 근본정신이 있다면,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 당시 로마 가톨릭 교회는 교회의 가르침과 전통을 성경 위에 놓거나 아니면 성경과 동일한 권위를 갖는 것으로 가르쳤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보내신 개혁의 나팔수들은 ― 예를 들어, 마르틴 루터, 요한 칼빈 ― 한 목소리로 성경만이 크리스천의 신앙과 삶에 유일한 권위를 갖는다고 외쳤다. 다시 말해 교회의 전통이나 교리가 아니라 성경만이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삶을 위한 유일한 규범이라는 것이다. 성경만이 우리의 신앙 체계와 인생관을 형성하고 구성하는 규범적 책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개혁주의 신학은 처음부터 성경에 의한 신앙이었다. 성경의 권위와 우위성을 강조하는 종교개혁 운동은 특별히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구호를 통해 특징을 드러낸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과 “전체 성경”(tota scriptura).

16세기 종교개혁운동 전체를 놓고 볼 때 ‘오직 성경’이라는 주제는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물론 이러한 성경에 대한 관심과 강조는 그 시대의 학문적인 흐름에 의해서도 설명되어질 수 있다. 소위 ad fonte ("원전으로 돌아가자!“)가 그것이다. 학문의 원천인 원어의 연구를 중요시 여겼던 당신의 인문주의는 신학에 있어서 믿음의 원천인 성경원문을 깊이 연구하도록 자극하였다. 개혁신학의 중심지였던 스위스의 취리히와 제네바에서 설교자들은 회중들의 삶을 위해서 성경으로부터 직접(‘오직 성경으로’), 그리고 구약과 신약을 통틀어서(‘성경 전체로’) 하나님의 말씀을 풀어 설교하였다.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으로부터 직접 설교를 이끌어 냄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서 왜곡되어졌던 교회의 가르침을 갱신하고 개혁할 수 있었다. 어느 학자가 잘 말하였듯이, 종교개혁의 ‘개혁’이라는 개념의 기본적인 출처는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경이었다. 이처럼 성경이 매우 특별한 조명과 대우를 받게 된 것은 특별히 개혁주의 신앙전통에서였다. 이 사실은 루터교회와 개혁교회를 비교해 보면 좀더 분명해진다. 루터교회가 종교개혁운동의 ‘내용적 원리’(material principle)라 할 수 있는 ‘이신칭의’(以信稱義,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받는다”)에 강조점을 두었다면 개혁교회들은 종교개혁운동의 ‘형식적인 원리’(formal principle)인 ‘성경의 권위’에 강조점을 두었다. 그리고 성경의 권위에 대한 강조는 자연스럽게 ‘성경 전체’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추구하게 만들었다. 성경의 일부분으로서가 아니라 성경의 전체의 빛 아래서 하나님의 뜻을 추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종교개혁자 칼빈이 잘 말하고 있듯이, 성경의 진실성과 권위에 관해 말할 때, 우리는 동시에 성령의 신비로운 내적 증거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 우리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마음으로 그것을 존중하고, 그에 대한 모든 인간적 의심을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은 신자들에게 온전한 권위는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그러한 권위를 갖게 되는가? 성경을 하늘로부터 내려온 것으로 여길 때다. 다시 말해 마치 하늘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살아 있는 말씀들을 듣고 있는 것처럼 성경을 그렇게 생각할 때, 성경은 신자들에게 온전한 권위를 갖는다. 좀더 분명하게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성경의 저자라는 사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설득될 때 비로소 우리는 성경의 메시지를 믿게 된다. 이처럼 성경과 성령은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가 성령의 인도하심과 조명하심이 없이는 성경을 알 수도, 이해할 수도, 하나님으로 말씀으로 받아들일 수도 없다. 그래서 성경을 읽을 때마다, 성경을 강론하고 선포할 때마다 우리는 성령의 조명(照明)을 간구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경과 성령의 관계에 대해 개혁주의 전통의 신앙고백문서들 역시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경의 권위문제와 연관하여 성령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벨기에 신앙고백서(Belgic Confession)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기독교회가 성경을 거룩하고 정경(正經)적인 문헌으로 받아들이고 승인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특별히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속에 이 성경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증거하고 있기 때문이다”(제 5 조항).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역시 동일한 어조로 말한다. “성경의 무오(無誤)한 진리와 그 신적 권위에 대해 우리가 철저하게 수긍하고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은 성령의 내적(內的) 사역으로부터 기인한다. 다시 말해서 ‘말씀’(the Word)을 통하여, ‘말씀’을 가지고, 우리의 마음속에 증거하고 계시는 성령의 사역 때문이다.”(I,5).
  
이처럼 성경은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자신의 뜻과 목적을 말씀하시는 권위 있고 구속력(拘束力)이 있는 방편이다. 성경은 우리의 철학이나 신학, 혹은 교리나 신조를 확인시켜주는 도구가 아니다. 성경은 우리의 생각과 사고, 철학과 신학이 구체적인 형태를 띠도록 하고, 우리의 윤리를 결정하고, 우리의 삶의 방식을 형성하게 하는 유일한 동인(動因)이다. 이것이 우리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는 진정한 의미이다. 우리의 사역이나 삶의 형태를 성경의 치밀한 검사과정을 통과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먼저 성경의 메시지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성경이 스스로 이야기하기까지, 성경이 드러내고 있는 하나님이 분명하게 우리 앞에 서 계실 때까지, 그리고 우리가 경외(敬畏)와 경이(驚異)로 그분 앞에 엎드릴 때까지, 성경의 음성을 지속적으로 경청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나니 지으신 것이 하나라도 그 앞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고 오직 만물이 우리를 상관하시는 자 앞에서 벌거벗은 것 같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히 4:12).

개혁교회를 표방하는 우리는 다시금 성경으로 돌아 가야한다. 성경의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아집과 거짓, 교만과 위선의 늪에서 나와 진리이신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은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성경을 통해서만 우리는 진정으로 창조주이시며 구원자이시며 만물의 유지자이신 하나님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성경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성경을 사랑하는 교회로 알려진 조국 교회가 성경을 인질로 잡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집단의 이념이나 개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성경이 착취되거나 남용되거나 오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우리의 교회는 더 이상 바리새주의적 ‘성경주의자’(biblicist)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자는 죽이고 영은 살리기 때문이다(고후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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