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6 14:41
[4월 19일에 류호준 교수가 편집한 책 "여성이여 영원하라!"가 출판됩니다. 아래는 편집자 서문입니다. hardcover 25,000원, paperback 22,000원 ]
[내용이야 독자들의 판단의 몫이겠지만, 표지 디자인만큼은 내가 볼때 가장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편집자 서문
류호준
딸만 둘을 둔, 어떤 젊은 아빠가 있었습니다. 그는 비록 남아 선호 사상을 갖고 있던 아빠였지만, 그래도 두 딸은 그에게 삶의 활력소였고 언제나 가정의 기쁨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교회에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마침내 주일이 되자 두 딸아이를 데리고 교회에 갔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서 교회의 풍경은 낯설고 물 설은 타향처럼 어쩐지 서먹서먹하였습니다. 그렇게 도무지 생소하여 익숙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목사님의 설교만큼은 귀를 기울이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분의 첫마디는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첫마디가 그에게는 너무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니, 교회에서도 아들을 선호하는구먼. 아냐, 선호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들이 없으면 아예 생명이 없다고 하네. 그렇게까지 하다니! 이거 원 참, 기가 차서 도저히 견딜 수 없군.’
얼떨떨한 얼굴을 애써 감춘 그는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춘 후에 교회를 떠났습니다. 얼마간 속이 부글부글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가 지났습니다. 그는 다시 교회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남편의 영혼 구원을 위해 새벽기도도 마다하지 않은 아내의 간절한 부탁을 더 이상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첫 발걸음 이후로 오랜만에 하는 교회 출석이었습니다. 때마침 그날은 외부 강사가 와서 설교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두 딸 아빠는 자기 눈을 의심했습니다. 교회 주보에 실린 설교 제목이 너무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자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으리라!” 그는 그날 설교자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이름 하나만은 귀에 또렷이 박혔습니다. 마치 쌍둥이 자매처럼 들리는 이름들, ‘드보라! 십보라’였습니다. 드보라라 하는 여자는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했고, 십보라라 하는 여자는 모세를 구원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여자가 남자들을 구원했다!”는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그 후로부터 두 딸의 아빠는 ‘성경의 하나님’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가 알게 된 하나님은 그가 평소에 생각했던 하나님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설교, 성경공부, 교회 생활을 통해 알게 된 하나님은 언제나 약자와 변방인의 하나님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왼손잡이(예후), 대머리(엘리사), 어촌 출신(베드로와 그의 친구들), 작은아들들(아벨, 이삭, 야곱), 외국인들(우리야, 잇대) 이상한 여자들(다말, 라합, 밧세바, 룻, 간음하다 잡혀 온 여인)과 같은 사람들의 하나님이란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본서는 하나님께서 자기 나라를 위해 일꾼을 부르실 때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부르셨다는 단순한 사실을 다각도에서 살펴본 여러 글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어디에, 어느 직분에, 어떤 방식으로 부르셨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동의하고 또 동의해야 할 사실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하나님의 일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로 옷을 입은 자들(세례받은 자들)에게는 더 이상 유대인이나 헬라인, 자유자나 종, 남자나 여자의 구분이 없기 때문입니다.(갈 3:28) 달리 말해, 한 분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는 일에 있어서 인종적 장벽, 신분의 차별, 성적 차별이 없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실린 다양한 글들이 모두 여성주의(feminism)적 경향의 글들도 아니고, 모두 여성의 안수를 찬성하는 입장도 아닙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모두 동의합니다. 혹시 여성의 달란트를 땅속에 묻어 둔 어리석음과 잘못을 우리 교회들이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조심스런 반성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우주적 교회는 우리의 사소한 관심사들보다 더 큰 목적과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교회에서의 여성 사역자의 위치나 역할에 대한 기고자들의 입장이 서로 일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한 이슈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이 자신의 나라 확장을 위해 자신의 양손(남자와 여자) 모두를 사용하고 싶어 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날개 하나로 나는 것보다는 두 날개로 나는 것이 효율적인 측면은 차치하고서라도 훨씬 좋고 아름답고 멋질 것입니다.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들이 당면한 실천적 주제인 ‘여성과 교회와 하나님 나라’에 대해 성경적 신학적 목회적 관점에서 논의하는 일은 가치가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 후략 -
목 차
편집자 서문
제 1 부여성과 교회
1. 여성의 사역과 여성 신학 - 박찬호
2. 한국사회의 발전과 여성크리스천의 역할 - 장동민
3. 여교역자 리더십 계발 방안 - 김덕수
4. 보편윤리는 여성을 무시하는가? - 최태연
5. 여성을 목회자로 안수할 수 있는가? - 류호준
6. 신약성경과 여성안수 - 최갑종
제 2 부여성과 성경
7. 문화-선교적 사명: 남성과 여성을 중심으로 - 김진섭
8. 고대 이스라엘 여성의 지위와 역할 - 유명복
9. 구약의 여성 리더십 - 김진규
10. 한나의 기도의 구속사적 본문분석과 강해 - 성종현
11.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여인 룻 - 류호준
12. 전도서의 양가감정 - 조성희
13. 개인과 집단,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성경적 시각 - 채영삼
제 3부 여성과 생명신학
14. 구속사의 틀 안에서 본 생명의 회복 - 심재승
15. 여성사역과 선교적 생명신학 고찰 - 장훈태
16. 룻기에 기초한 다문화 가정의 적응 - 강기정
17. 입양부(父)의 입양자녀 양육 경험 - 변미희
18. 중세 은둔수녀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 - 김진하
19. 요한복음 1:29의 어린양의 정체 - 김병국
20. 남편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있기를! - 류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