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8 14:20
"주석 성경 유감(有感)"
『관주해설 성경전서: 독일성서공회해설』
최근에 한국 기독교 출판 시장에도 “주석 성경”(Study Bible)이란 이름으로 여러 종의 주석 성경들이 잇달아 번역 출판되고 있습니다. 영어권이나 독일어권에는 이미 좋은 주석 성경들이 나와 일반 교인들의 성경공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바 한글 주석 성경의 출판 현상이 한국교회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리라 기대합니다. 목회자들뿐 아니라 일반 교인들이 성경에 대한 진지한 공부가 있어야 힘을 상실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새롭게 일어설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영어권의 대표적 주석 성경으로는 NIV Study Bible(한글로는『홀리원 바이블』이란 이름아래 예장출판사에서 번역 출판)과 ESV Study Bible(한글로는『ESV 스터디 바이블』이란 명칭으로 부흥과 개혁사에서 번역 출판)이 있습니다. 둘 다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성경을 주석을 훌륭한 주석 성경입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표적 오순절 계통의 복음주의자인 잭 헤이포드 목사가 책임 편집한 New Spirit Filled Life Study Bible(한글로는『프뉴마 주석성경』이란 이름으로 넥서스 크로스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과 미국의 강해설교자로 이름을 날리는 존 맥아더 목사가 개인적으로 평생 작업해서 출간한『맥아더 성경주석』(아바 서원에서 번역 출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성경주석 시장은 영어권 번역 일변도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럽(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서구유럽)에는 평신도들과 목회자들을 위한 단권 성경주석이라는 것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있습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오늘 소개하는 주석 성경이 그런 주석 성경입니다. 이 주석 성경은 독일의 대표적 주석 성경입니다. 대한성서공회가 2004년에 번역 출판한『관주해설 성경전서: 독일성서공회해설』이 바로 그 책입니다. 이 주석 성경은 위에 언급한 다른 한글 번역 주석 성경들처럼 성경본문은 한글개역개정 4판 본문이지만 나머지 모든 해설과 주석은 1992년 독일의 슈트트가르트 시에 있는 독일성서공회가 독일의 저명한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도움으로 만들어낸『슈트트가르트 해설 성서』(Stuttgarter Erkärungsbibel)를 한글로 번역한 것입니다.
한글로 번역된 영어권 주석 성경들이 모두 복음주의적 공시적(共時, synchrony) 관점에서 본문을 다루고 있는 주석들이라면 대한성서공회의『관주해설 성경전서: 독일성서공회해설』은 역사비평적 통시적(通時, diachrony) 관점에서 본문을 해설하고 있는 주석 성경입니다. 본문 해석의 방법론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고 평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공시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신앙공동체에게 주어진 정경으로써 최종형태의 본문의 뜻을 다룬다는 것이고, 통시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성경도 역사적으로 특정한 상황과 시기에 탄생한 문헌이기에 그 문헌의 발생과 성장과 수용에 대해 연구해야한다는 입장에서 나온 방법론입니다. 전통적으로 독일 학계는 통시적(역사비평) 방법론의 유수한 유산을 소장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본 주석 성경의 학문적 공헌이 얼마나 큰지를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노파심에 한마디 덧붙이자면, 신학적으로 영어권은 복음주의적인데 독일어권의 신학은 자유주의적이라는 어리석은 말은 제발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본문 연구에 대한 두 가지 방법론은 상호보완적입니다. 하나는 현재 본문 자체(text itself)를, 다른 하나는 본문 이전 단계(pre-text stage)에 관심을 둔다는 차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독일 관주 주석 성경이 목회자들과 신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공부되는 주석 성경이기를 바랍니다. 예를 들어 한글판 NIV Study Bible이나 ESV Study Bible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 옆에 한글판 Stuttgarter Erkärungsbibel을 놓고 있기를 바랍니다. 강력하게 추천하는 주석 성경입니다. 주석 성경 출간에 많은 노력을 쏟아 부은 대한성서공회에 큰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주의 말씀은 매일의 양식입니다", 식탁 위에 올려 놓고 찍은 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