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기독교후시대의 한국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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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 신학계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서구 기독교 역사에만 올인 해왔다. 그것도 주로 라틴 신학(서방신학)의 역사를 기독교 역사로만 이해해왔다. 어쨌든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서구 기독교가 지난 세기 후반부로 들어와 급격하게 쇠퇴기를 맞이하게 된 것은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급속한 세속화와 더불어 다원주의 사회의 도래를 맞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기독교 시대(Christendom)에서 기독교 후시대(Post Christendom)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달리말해 주후 3세기의 콘스탄틴누스의 후광 아래 지속적으로 서구 기독교 시대를 열어왔던 흐름이 더 이상 서구 중심의 세상이 아닌 세상의 도래로 말미암아 서구기독교의 기득권은 의문시 되었고, 발 빠르게 진행되던 세계화, 글로벌화, 다양한 종교의 교류가 최고점에 이르게 되었다. 더 이상 서구 교회들은 “기독교시대”를 당연시 여길 수 없게 되었다. 서구 교회는 이제 기독교후시대(포스트 크리스텐덤)에 접어 들었다.

 

한국교회는 사실상 한 번도 기독교시대를 가져보지 못한 교회였다.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다원주의, 다종교 세계 안에 들어왔기에 한 번도 기독교시대를 가져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국교회는 서구 선교사들을 통해 기독교시대를 수입해서 받아들인 교회였지만, 언제나 기독교 시대를 경험해 온 서구교회와 동일시 해왔다. 아마도 서구기독교를 서구 선교사를 통해, 아니면 해외유학을 통해 전수받았고, 그렇게 전수 받은 서구의 기독교시대(크리스텐덤)을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우리의 기독교로 착상시켰던 것 같다. 한국기독교는 거의 서구 기독교시대의 복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문제는 서구의 기독교시대가 사라지면서 기독교후시대(포스트 크리스텐덤)가 도래하면서 전통적인 서구 기독교회들은 여러 측면에서 혼란에 빠졌다. 기독교신앙의 유일성에 대한 의문, 문화와 종교의 상대성, 세속화의 급속한 기류, 과학의 발달과 기독교신앙의 관계 설정, 사회가치의 다변화, 전통적 가치의 붕괴, 성의 혁명, 유대인대학살, 동방 신비 종교의 발흥, 토착종교와 기독교와의 관계정립, 경전의 의미, 4차 산업시대의 도래, 혁신적 기계문명의 발전, 지구촌의 불안, 자연생태계의 문제 등등, 예전의 기독교시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아쉽게도 한국교회는 아직도 자기들이 서구 기독교시대(크리스텐덤)에 살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한 번도 크리스텐덤을 가져보지도 못한 처지에 말이다. 그러나 이것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는 긴박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1970~80년대에 누렸던 종교적 호황(부흥)기는 사라지고, 주일학교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개척교회는 더 이상 효력이 없어지고, 사람들은 종교에 대해 무관심하게 되고, 관용주의는 기독교 전도와 선교에 걸림돌이 되는 듯하고,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고, 반지성주의적 근본주의는 기승을 부리고, 종교다원주의는 시대정신이 되어가고 있다.

 

달리 말해 한국기독교회는 처음부터 “기독교후시대적”(포스트크리스텐덤) 영토 안에 뿌리를 내렸던 것이다. 그 사실을 새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서구 기독교시대의 몰락과 기독교후시대의 도래에 대해 서구신학자들이 너도나도 말하고 이야기하고 글을 쓰자, 이제 와서 뒷북치듯이 소수의 사람들만이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있는 듯하다.

 

백석대학교의 동료이자 후배인 장동민 박사(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한국교회사[박형룡 연구]로 박사학위 취득)가 이상의 문제를 유려한 필치로 풀어낸 책을 펴냈다. 이름 하여《포스트 크리스텐덤 시대의 한국 기독교》란 책이다. 그가 평소에 가졌던 지론들을 교실에서의 강의를 통해, 교수들과의 콜로키엄을 통해 발표했던 것들을 체계적으로 논술한 책이다. 크게 3부로 구성되어있는데, 제 1부에서는 크리스텐덤(기독교시대)에 대한 역사적 개괄을, 제2부에선 포스트 크리스텐덤 시대의 성경읽기를, 제 3부에선 포스트 크리스텐덤 시대의 교회에 대해서 논술한다.

 

책의 구성에서 드러나 있듯이, 저자는 포스트 크리스텐덤 시대에 한국교회가 다시금 새롭게 생각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로 “성경”과 “교회”를 지목한 것은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이다. 그에 따르면 기독교에서 이 두 가지를 빼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성경을 논하면서 그는 “성령의 역할”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기서 그는 기도의 중요성도 함께 논한다. 한편 교회를 논하면서 그는 세상으로 보냄을 받는 교회로서 “미셔널 교회”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이와 아울러 저자는 공공신학, 복음과 상황, 공동체의 중요성, 개척교회의 가능성 등을 함께 다룬다.

 

교회 역사 신학자답게 저자는 거시적 안목으로 교회 역사와 현시대의 정신과 흐름을 꿰뚫어보는 혜안을 갖고 있으며,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목회자의 애틋한 마음으로 신학생 교육에 헌신하고 있음이 글 속에 묻어난다. 글 전체는 술술 잘 넘어가는 술처럼(?) 유려한 글쓰기를 통한 읽기 쉬운 서사체 책이다. 다루고 있거나 선택하여 논의하는 주제들이 모두 동일한 무게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해박한 자료 인용과 균형 있는 해석과 막힘없는 서술은 다루고 있는 소재와 주제들의 다양함 안에 잘 드러나 있다.

 

“크리스텐덤”과 “포스트 크리스텐덤”이라는 두개의 큰 틀(Frame)을 비교하면서 우리 시대의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저자의 창의적 시도는 높게 평가 받아야 할 것 같다.

 

장동민,《포스트 크리스텐덤 시대의 한국 기독교》(새물결플러스, 2019), 652쪽. 정가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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