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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의 토라 이야기》

 

추천사

 

왜 성경을 연구하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진지한 성경 연구자들은 “신학적 진리”를 발견하기 위해라고 말한다. 물론 발견하고 알아가는 즐거움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신학적 진리를 찾는 것이 전부일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성경을 연구하는 목적은 성경의 가르침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룩한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어져 가는데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달리 말해 성경을 읽고 연구하는 목적은 성경이 가르치고 가리키는 “윤리적 가치와 이상”을 배우고 살아내기 위함이다. 하나님이 거룩하시니 우리도 거룩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성경 어느 곳에서 윤리적 가치와 이상을 배울 수 있을까? 사람들은 종종 십계명과 같은 율법이나 잠언의 말씀 혹은 예언서 안에 윤리적 삶의 기준들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전통적인 생각에 급전환을 요구하는 강력한 학문적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책 저자의 목소리다. 저명한 구약학자 웬함은 구약의 공동체 윤리를 배우기 위해선 구약의 내러티브(이야기체)에 관심을 두어보라고 강력하게 권한다. 내러티브 안에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 사건들에 대해 반응하는 다양한 행동들, 부족 간의 갈등, 국가 간의 전쟁과 평화 등이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인간과 사회와 국가 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윤리적 틀을 고찰할 수 있는 최상의 장소가 내러티브라는 말이다. 이 사실에 착안한 웬함 박사는 실제로 어떻게 내러티브(창세기와 사사기를 중심으로)가 신앙공동체의 윤리적 삶을 위한 큰 틀을 보여주는지를 이 책을 통해 설득력 있게 입증해 보인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먼저 웬함 박사는 구약 내러티브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비평적 방법론들을 두루 살펴본다. 먼저 지난 여러 세기를 지배해 왔던 역사 비평적 본문 읽기의 공헌과 한계를 자세하게 설명한 후에 웬함 박사는 본문 중심으로 읽어가는 문학비평 이론을 원용하여 내러티브 본문의 암묵적 저자가 독자로 상정하고 있는 대상을 향해 그려내고 있는 윤리적 가치체계를 살펴보는 일의 중요성을 설득력 있게 호소한다. 특별히 웬함 박사의 시선은 본문의 암묵적 저자가 수사적 장치를 통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디테일에 집중된다. 이 지점에서 웬함 박사는 내러티브(창세기와 사사기)의 수사학적 기능을 상세하게 살핀다.

 

한마디로 이 책은 성경 내러티브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방법론), 그 방법론에 따라 내러티브를 읽었을 때 어떻게 신앙공동체를 위한 윤리적 가치체계를 얻어낼 수 있는지, 그 윤리적 가치체계가 구약과 신약을 경전으로 받아들이는 지금의 신앙공동체의 성격과 성품과 행동양식을 어떻게 구성하고 형성하게 되는지를 치밀하게 전개해 나간다. 구약의 창세기와 사사기를 대조적인 샘플 본문으로 삼았지만, 그 윤리 해석학적 지평은 신약에까지 이른다. 끝으로 웬함 박사는 굴곡지고 때론 엉망진창과 같은 인간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이야말로 역사의 동인임을 감동적으로 설파한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웬함 박사가 이 책의 길고긴 논증의 끝이 무엇인지를 명쾌하게 밝히는 부분이 나온다. 깊이 명심하고 음미할 가치가 있는 문단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인자하심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하여 뚜렷하게 드러나는 하나님의 성품이다. 사도 바울이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확신의 찬 음성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롬15:4). 그렇다면 우리도 그 기록된 바를 면밀히 읽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위로와 소망이 임할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 내러티브 본문 해석에 관심이 있는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의 안내에 따라 창세기와 사사기의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읽어가며 공부한다면 성경을 보는 눈이 떠질 것이다. 동시에 개인뿐 아니라 신앙공동체의 윤리적 비전을 얻게 되는 큰 유익이 있으리라 믿는다. 유려함과 정확성을 함께 갖춘 번역에 독자들은 큰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목회자들이여, 신학생들이여, 이 책을 집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거워 해 보십시오.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류호준 목사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은퇴교수)

 

고든 웬함,《구약 성경의 토라 이야기》주현규 옮김 (대서, 2019), 316쪽, 정가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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