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나도 종말론 집회를 열까?"

 

 

한국에선 “종말론”을 가지고 나서면 금방 유명세를 탄다. 어중이떠중이들이 “종말론”으로 맹한 신자들을 선동한다. 그래서 나도 앞으로 “종말론”에 천착할까 고심 중이다.

 

얼마 전 어느 모 학자가 나에게 흥분된 어조로 “종말론”에 대해 말을 걸어왔다. 근데 듣고 보니 뭔(서)사라라는 여성이 있는데 아주 유명하다는 것이다. 나더러 그 여자를 아느냐고 묻는다. 우리 집사람 이름은 류 사라지만 나는 서 사라는 모른다고 했다. 근데 그 여자가 쓴 “지옥론” “천국론” 등이 있다며 어쩌고저쩌고 계속 말하는 것이 아닌가? 헐 헐 헐. 점점 점입가경이다. 속으로 “이게 뭐지?”하고 있는데, 말하는 어조를 들어보니 그 사라에게 문제는 있지만 조금만 다듬으면 괜찮지 않겠느냐는 투였다. 그리고 성경까지 언급한다. “어디요?” 겔 9:4을 든다. “예루살렘 성읍 중에 순행하여 그 가운데에서 행하는 모든 가증한 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우는 자의 이마에 표를 그리라”라는 구절이다. 앞으로 이마에 표를 받아야 말세 환란에서 살아남게 된다는 주장이다. 외국어(독일어)를 잘 아는 그 신학자는 스위스의 저명한 구약학자인 에른스트 예니가 독일의 베스터만과 함께 편찬해낸 히브리어 신학사전을 뒤져본 모양이다.

 

어쨌든 이마의 “표”(mark)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타우”(תו)인데 이것은 히브리어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ת, taw)의 이름이다. 이 글자는 고대 필기체로는 X 형태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마에 X라고 표시를 한다는 뜻이다. X를 독일어(Kreuz)나 영어(cross)로 “십자”(T)라고 한다. 이 이유는 종교적 의미에서 십자가라는 뜻이 아니다! 보다시피 X는 두개의 막대기가 교차된 것이 아닌가?

 

한편 “교차”라는 뜻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가 cross이다. 문제는 무식하고 이상한 종말론자들은 영어로 cross (혹은 독일어로 Kreuz)가 나왔으니 예수 그리스도가 달리신 그 “십자가”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내참,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다시 이야기 하는데, 이 무식한 것들아! cross는 그냥 “교차”라는 뜻일 뿐이야. 교차로를 영어로 뭐라 하지? crossroad라고 하잖아! X처럼 되어 있잖아! 내 차암. 아휴. 무식하니까 성경도 그렇게 읽고 해석하는 거야! 그렇게 해석하는 무식한 사람들을 아주 영해를 잘하는 주님의 종으로 아는 무식한 병신도들도 많이 있으니 참 답답하구나!

 

어쨌든 겔 9:4에 근거하여 요상한 집회에서 사람들에게 이마에 십자가 성호(X → T)를 그어주면, 그 인침을 받는 자는 말세의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사람들을 현혹하는 이상한 종말론 전도자들이 우리나라에 의외로 만다는 사실이다. 어떤 집회에선 영빨이 있는 부흥사가 참석한 사람들의 이마에 십자가를 긋는 시늉을 하면 쓰러지기도 하고, 입신 체험을 하게 조작하기도 하는 볼썽사나운 일들이 지금도 지방 여기저기에 일어나고 있다는 웃픈 현실을 듣자 하니, 아무래도 나도 나서서 “종말론”에 대해 집회를 하고 다녀야 하나 깊은 생각중이다. 내가 하는 종말론 집회에 올 사람은 손을 들어 표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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