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6 23:25
“하나님의 동역자들”
- 소유격 해석의 한 실례 -
히브리어에서도 그렇고 헬라어에서도 그렇고 한글에서도 그렇듯이 “소유격 문구”는 조심스레 해석해야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초대교회 당시 교회 내 분쟁과 분파로 몸살을 앓고 있었던 대표적 교회가 고린도 교회였습니다. 교회 내에 일종의 헤게모니 싸움이 있었습니다. 자연히 교인들은 자기들의 성향과 취향에 맞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갈라졌습니다. 베드로를 추종하는 사람들, 바울을 추종하는 사람들, 아볼로 따르는 사람들 등으로 나눠졌습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고전 3:9에는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 앞의 문맥(1-8절)을 살펴보면 여기서 말하는 “우리”는 바울과 아볼로가 분명합니다. 그리고 “너희”는 고린도교회의 교인들을 가리킵니다.
문제는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라는 문구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바울과 아볼로를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co-worker)으로 생각합니다. 달리 말해 바울과 아볼로는 하나님을 도와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이해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용문에서 “하나님의 동역자들”은 “하나님의 밭”과 “하나님의 집”과 함께 문법적으로 나란히 병렬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 개 문구는 모두 소유격 구문입니다. 그리고 소유격을 가리키는 “의”(of)는 모두 주격소유격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소유하고 있는 동역자들, 하나님께서 소유하고 있는 밭, 하나님께서 소유하고 있는 집이란 말입니다. “동역자들”, “밭” “집” 모두 하나님의 소유물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동역자들”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물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시키시는 일(복음 전도사역)을 바울과 아볼로는 힘을 합쳐 동지애를 갖고, 동역하는 마음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동역자들”이란 용어는 바울과 아볼로가 서로 함께 일하는 자들이라는 뜻이지, 그들이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동역자들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물론 그들은 하나님께 속한 종과 하인들이니 하나님의 일을 충성스럽게 해야하는 자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교회는 특정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파당을 짓거나 분열하면 안 됩니다. 목사파, 장로파, 권사파, 설립자파, 지식인파, 봉사파, 노래파 등등 자기들의 성향에 따라서 파당을 짓는 일은 그리스도의 몸을 자르고 상처내고 죽이는 일입니다. 무슨 바울파가 있고 무슨 아볼로파가 있단 말입니까? 뭔 전라도 사람들만 모이는 교회가 있으며 뭔 경상도 사람들만 모이는 교회가 있단 말입니까? 교회는 지연과 학연과 신분상으로 갈라지거나 나뉘면 안됩니다. 그러고 보니 하나님의 동역자라는 문구를 설명하다가 잠시 곁길로 갔습니다.
다시 오늘의 주제로 돌아오자면, 혹시 성경을 읽으시다가 "소유격 표현"을 만나시거든 반드시 물어보십시오. 주격소유격인가 목적소유격인가 아니면 동격소유격인가 아니면 형용사적 소유격인가 하고 말입니다. 특별히 구약에선 예언서와 시편에 신약에선 서신서(특별히 바울서신)에 많이 사용됩니다. 공통점은 모두 이야기체가 아닌 경우입니다. 소유격 표현구를 잘 이해하시면 본문의 의미파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2014.06.17 10:48
2014.06.18 09:00
바쁜 일상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이토록 꾸준히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늘 귀한 말씀으로 채워주심은 후학들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결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동안 성경을 연구하며 필요에 따라 소유격에 대해 살펴 보기는 했지만,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소유격을 만날때 그것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주격, 목적격, 동격 그리고 형용사적 그 무엇으로 쓰였는지를 알므로
성경의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되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강건하소서.
2014.06.18 12:25
교수님, ^^이 글을 일본에 선교사로있는 언니에게 보내야 겠어요.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