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백 마디의 위로보다 꼭 잡은 손이 위로가 된다]

 

출산 후 의사는 생모의 가슴 위에 신생아를 엎드리게 한다. 산모는 신비의 눈으로 피 묻은 아기를 보고, 아기는 생전 처음 엄마의 포근함을 느낀다. 이른바 ‘캥거루 케어’다. 이것은 저체중 신생아가 출생했을 때 인큐베이터가 턱없이 부족한 콜롬비아가 모체의 체온으로 신생아를 보온하려는 절박한 상황에서 만들어낸 비상수단이었다.


그런데 이로 인해 저체중아의 생존율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뜻밖에 모자의 애착을 형성하는 데 크게 도움을 주었다. 이후 유니세프는 이 방법을 적극 권장했고, 지금은 선진국․후진국 가릴 것 없이 스킨십을 통한 신생아 관리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한국인에게 있어서 스킨십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일곱 살이 되면 남녀가 함께 자리를 하지 않는다는 유교적 문화로 인해 남녀 간의 신체접촉은 일종의 금기사항이었다. 배가 아팠을 때 엄마나 할머니가 약손이라며 쓰다듬어 주던 손길이 고작이었다. 그래선지 결혼해서도 애정표현조차 무덤덤했다. 지금은 세상이 달라져 남녀 간의 만남이나 사랑의 표현도 자유로워졌다. 젊은이의 스킨십이 지나쳐 어른들은 종종 눈살을 찌 뿌린다.

하지만 스킨십이 어찌 남녀 간 사랑하는 사람들만의 것이겠는가. 식구들, 친구들, 그리고 그밖에 사람들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슬픔을 당했을 때 안아주면 큰 위로가 된다. 백 마디의 위로보다 때로는 꼭 잡은 손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소독이 잘 되고 깨끗한 병실에 수용되어 있기는 하지만 거의 사람 손으로 직접 다루어지는 일이 없는 아이들은 거의 모두 마라스무스 병으로 죽어갔다. 하지만 직접 안아주고 어루만져주자 사망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스킨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사람들은 종종 서로 상대의 손을 잡곤 했다. 손을 통해 느껴오는 체온을 통해 서로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사람이 없으면 사람은 자기를 만지면서 위로를 한다고 한다. 자기 접촉이다. 극한상황일수록 인간은 스킨십을 필요로 한다.

손은 인체의 강력한 기관이다. 인간은 시각도 잃고 청각도 잃고 미각이나 후각도 잃고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촉각을 잃으면 살아갈 수 없다. 피부는 드러난 뇌이다. 피부를 통한 따듯한 접촉이 의사소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는 스킨십을 받아야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사랑이 많은 아이로 자라난다.

어른들은 악수를 한다. 악수는 말 한 마디 없이 따뜻한 정을 나누는 방법이다. 악수하는 손의 위대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악수하기 위해 상대방의 몸에 가까이 다가간다는 자체가 훌륭한 메시지다.

당신의 몸으로 정을 표시하라. 자녀들을 안아주고 위로하라. 컸다고 소홀히 하지 말라. 한 번의 포옹은 자녀를 기쁘게 하고, 두 번의 포옹은 자녀를 더 자라게 한다. 만났을 때 기쁨으로 포옹하며, 헤어질 때 아쉬움 담아 안아주라. 관계가 달라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킨십의 비밀이다. 아내에겐 더 자주하라. 아내는 늘 당신의 포옹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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