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클린조크: 스타벅스의 상술인가 하나님의 섭리인가?]

 

금요일 아침 일찍이 버스를 타고 출근하다보니 내리는 곳이 스타벅스 방배점 앞이다. 지나칠 수 없는 날이다. 누군가 오래전 핸드폰으로 보내온 스타벅스의 쿨 라임 피지오 톨(tall)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매장에 들어갔다. 쿨 라임 피지오 톨 대신에 커피 한잔을 마시고 싶어 줄을 섰다. 쿨 라임 톨은 5,900원이다.

 

그 가격대와 비슷한 커피를 골라보니 5,600원 짜리 카라멜 마키아토가 보인다. 상냥한 종업원에게 마키아토 한잔 주시고 300원은 거슬러주지 말고 그냥 가지라고 했다. 웃으면서 그건 안 된다고 한다. 뭔 소리냐고 묻자, 회사 방침에 그렇다는 것이고, 기계도 그것을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묻자, 5,900짜리보다 더 비싼 것으로 주문하셔야 한단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하는 여 종업원의 얼굴을 보니 화를 낼 수는 없다. 눈물을 머금고(!) 200원을 더 주고 6,100원짜리인 카라멜 마키아토 그란데를 받아들었다. 무지하게 크다. 그란데(grand)이니까! 저걸 다 마시면 속이 쓰리고 오늘 밤은 밤새움(徹夜)할지도 모른다. 요즘 철야 기도한지 오래되어 하나님께서 강제라도 기도를 시키시려나 보다. 스타벅스의 잔머리 상술(?)에 잠시 휘둘린 아침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게 하는 청명한 아침인가? 이게 고민이로다! 칼빈이 무서운 눈으로 째려보고 있다. 나를? 아니면 저 여자를?

 

스타벅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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