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5 00:20
《요한복음 주석》
전통적인 요한복음 주석이 출간되었다. 에스라 성경대학원대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는 조석민 박사의 저서이다. “요한복음의 선지자 기독론”으로 오래전 영국 브리스톨(Bristol)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요한복음 전문가의 손에서 나왔기에 신뢰가 간다.
전통적인 주석이라 함은 각 절을 차근차근 해석한다는 의미에서이다. 대부분의 주석들이 그렇듯이 저자는 25쪽에 걸쳐 요한복음 이해를 위한 서론 문제를 다룬다. 1. 요한복음의 특징(신학적이다!), 2. 요한복음의 선지자 기독론(저底-기독론이다!), 3. 요한복음의 시간, 4. 요한복음의 절기(유월절과 초막절, 수전절을 다룸), 5. 요한복음의 믿음(믿음이란 단어의 의미를 문법적으로 다룸!), 6. 요한복음의 저자(사도요한이다!), 7. 요한복음의 기록시기(90-100년 사이로 추정!), 8. 요한복음의 기록장소(에베소일 가능성이 높다!)와 목적(20:30-31에 나와 있음!), 9. 요한복음의 수신자(모든 인류!), 10. 요한복음의 종교적 문화적 배경(유대 문화), 11. 요한복음의 문학구조(전체 21-45쪽).
이상과 같은 서론이 끝나자마자 저자는 각 절을 자세하게 주석해나간다. 과장된 진술도, 근거 없는 상상력도, 현학적 과시도 없이, 묵묵히 건조하리만치 각 절을 담담하게 해설한다. 일정한 단락의 절 해석을 마친 마칠 즈음엔 “설교자를 위한 적용”을 제공한다.
저자는 요한복음 전체를 7단락으로 구분한다. (I) 서론(1장); (II) 갈릴리 가나의 두 표적과 예수를 만난 사람들(2-4장); (III) 유대인 명절과 예수의 표적 사건(5-10장); (IV) 나사로의 부활과 예수의 죽음 암시(11-12장); (V) 예수의 최후만찬과 고별설교 및 기도(13-16장); (VI) 예수의 수난과 부활(18-20장); (VII) 부록: 부활하신 예수의 현현.
약간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해설이 너무 건조하고 평면적이라는 점이다. 좋게 평가하자면 군더더기 없는 단백한 주석이다. 그럼에도 저자가 첫 문장에서 밝힌 대로 “읽고 묵상하면 할수록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기 때문에 신비한 복음서라고도 불린다.”(21쪽)라고 한다면 그 해설 역시 좀 더 역동적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뜻이다.
또한 대부분의 요한복음 학자들이 동의하는 대로, 요한복음의 전반부는 적어도 “표적의 책”(Book of Signs)라고 한다면, 그리고 표적(세메이온)은 무엇인가를 “가리키는”(pointing) 기능을 한다면, 요한복음의 일곱 가지 표적 이야기가 가리키는 바를 집중적으로 집요하게 드러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사소한 점 하나를 덧붙이자면, 저자는 “요한복음에는 모두 여섯 개의 표적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191, 301쪽)고 하는데, 보통 학계에서는 일곱 개의 표적 이야기라 한다. 서로 다른 이유는 6장에 예수께서 바다 위를 걷는 사건을 표적으로 치느냐 여부다. 누가 봐도 이 사건을 분명 표적이다. 그러나 조 박사는 요한복음에서 그 사건을 “표적”(세메이온)이라고 부르지 않기 때문에 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6개보다는 완전수인 7개로 치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을 터인데 말이다!
추가적으로, 요한복음에서 잘 알려진 문구인,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8:32) - 연세대와 백석대의 교훈으로 삼는 구절! - 를 해석함에 있어서 31-32절을 구문론적으로 살폈더라면 더 좋고 강력한 메시지를 찾아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전통적이고 신뢰할만한 주석서가 원숙한 요한복음 전문가의 손에서 나왔으니 기꺼이 추천하려 한다.
조석민,《요한복음》(이레서원, 2019), 520쪽, 정가 3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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