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경직과 유머" (류호준)

2011.12.03 11:55

류호준 조회 수:3565

[경직과 유머]

 

 

대학원 입학 면접 시간이었다. 초초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복도에 기다리고 있는 수험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에스더라는 이름을 가진 30대초의 여성이 면접실에 들어왔다. 면접관인 내가 물었다. “삼촌 계세요?”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당황스런 질문에 머뭇거리다가 “예, 계세요”라고 답한다. 다시 물었다. “삼촌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다시 머뭇거린다. 왜 머뭇거리느냐 묻자, “삼촌이 세 분이라서요.” 그리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첫째 삼촌 존함은……” 하면서 이름을 댄다. “아하, 그래요. 그렇군요.” 그런데 “그분들 말고 다른 삼촌 안 계세요?” “………” 완전 황당하고 당혹스런 표정이다. 남을 괴롭힐 생각으로 물어본 것은 아니었는데.

 

다시 물었다. “에스더는 누가 지어준 이름이래요?” “아빠요!” “그러면 그 이름의 유래를 알아요?” “듣기는 들은 것 같은데. 쩝쩝..” “당신의 삼촌이 또 계세요! 그걸 아세요?” “진짜로요?” “예, 내가 당신의 호적을 뒷조사했어요.” 당황스럽고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아니, 뭐 이런 학교가 다 있어? 내 뒷조사까지 다 했다고”하는 표정이었다. “당신의 삼촌 이름은................. 모르드개입니다.” “뭐라고요? 뭔가를 잘 모르는 개라고요?” 헐헐헐. 아마 이런 생각을 했을까? 모로도 개? 개로도 모? ㅍㅎㅎ

 

이제야 사태를 파악한 그녀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다시 물었다. “혹시 에스더가 남긴 불후의 명언이 있는데 아십니까?” 그러자 그 때서야 기분 좋게 대답을 한다. “이 면접 장소에 들어올 때의 심정입니다. 죽으면 죽으리라!” ㅋㅋㅋ 즐거운 면접 시간이었다. (2011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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