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6 20:26
백석신학저널 2013년 가을호 권두언
-목회와 교회를 중심으로-
류호준 목사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장)
“교회가 무엇인가?” “왜 교회론인가?” 새삼스런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지난 2천년 교회역사에서 이 질문보다 더 피부에 와 닫는 신앙적 질문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새로운 인종으로 태어난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인 교회는 수많은 풍상을 겪으면서 자기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해 해왔습니다. 이단의 공격들, 내부의 분열과 반목과 부패 등 수많은 도전과 핍박과 유혹의 시련 가운데서도 교회는 교회이기를 포기하기 않고 굳건히 견디어 왔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교회를 교회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였습니다.
만일 인간의 도덕적 잣대로 교회를 평가하였다면 살아남을 교회는 없었을 것이며, 오늘 날처럼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교회들의 각종 비리와 수치스런 일들을 염두에 두고 교회를 생각한다면 더 이상 교회는 본래적 정체성인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몸이 아니라 만신창이가 된 병든 거지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교회로 교회 되게끔 하는 것은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신비로우신 손안에 교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교회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금번 호 특집 주제는 “목회를 위한 교회론”을 실었습니다. 지난 11월 12일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제 12회 개혁주의생명신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원고들입니다. 신학과 교회 현장의 접목뿐 아니라 교회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한 신학생들을 위한 대회였습니다. 홍인규 교수는 학자적 안목으로 초대교회의 당시의 사회적 형편을 살피면서 가정교회가 교회의 원형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특별히 홍 박사는 바울 서신 전체에 나타난 가정교회의 모습을 재구성하여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교회건물과 제도화된 성직자 계급화에 집착하고 있는 현대의 교회에게 그런 것 없이도 초기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자신들에게 무엇이 결핍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역에서 목회자로 수고하시고 최근에 은퇴하신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원로목사)는 생동감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 왜 가정교회가 필요한지에 대해 매우 설득력 있게 실제적인 제안들을 해 주셨습니다. 교회의 회원과 교회의 직분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지적은 현대 교회의 느슨한 교회론에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입교절차와 은사로서 직분에 대한 이해, 그리고 교회는 공동체라는 이해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정 목사는 그런 이해들을 가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가정교회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목회경험에서 나온 가정교회의 5대원칙을 또박또박 정리해서 청중들에게 선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 모자이크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박종근 목사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본인이 예전에 안양신대원장으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지금 네 번째 개척교회를 하면서 느꼈던 바를 이야기체로 진술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남북이 대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한국교회의 책임에 대한 강력한 호소는 귀담아 들을 만 할 것입니다.
교회는 언제나 가시적이며 지역교회일 때 그 의미가 충만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한국교회로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우리가 물려받은 신학적 유산들을 오늘에 되살려 어떻게 교회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 교인들에게 다가 가야하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할 때입니다. 비본질적인 일에 시간과 재물과 자원을 낭비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한국교회는 성경이 말하는 교회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살펴보아 그리스도의 영광스런 몸인 교회가 더 이상 더렵혀지고 상처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목회자들뿐 아니라 일반 신자들 모두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존귀하게 여기는 마음부터 새롭게 가져야 할 것입니다. 교회의 사명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왕국의 실체와 약속을 제시하고 대표하는 것입니다. 이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교회는 복음을 들고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을 향해 가고,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을 양육함으로써 세상과 유익이 되는 관계를 깊게 맺게 되는 것입니다.
아직 안 나왔어요. 12월 초순이나 되야 나옵니다. 나오면 한권 보내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