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02 18:46
하나님의 대장간에서
“성령을 소멸치 말고”(살전 5:19)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시골마을에는 대장간이 있었습니다. 낫이나 괭이나 호미와 같은 농사연장을 만드는 대장간이었습니다. 대장장이는 온갖 형태의 쇠붙이들을 화덕에 넣어 녹입니다. 용암 같은 쇳물을 부어 낫이나 호미의 형태로 주형(鑄型)합니다. 대충 모습이 나오면 다시 수없이 망치로 내리칩니다. 온전한 형태가 나올 때까지 내리칩니다. 쇠가 식으면 제대로 된 모양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화덕 속에 넣어 시뻘겋게 달굽니다. 그리고 다시 빼내어 망치로 두들깁니다. 그렇게 해서 농기구가 만들어집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손안에 원자재로 있다는 것은 고통스런 경험입니다. 새로운 형태나 모양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면, 새로운 목적을 위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정련시키는 불가마 속에서 즐겁지만은 않은 시간들을 보내야 할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바울은 성령의 불을 소멸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성령은 쇠붙이 같이 강하고, 강철같이 단단한 우리의 의지(라고 쓰고 고집이라고 읽는다!)를 나긋나긋 하고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하나님의 사용하시는 불입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하나님의 대장간에서 명품(masterpiece)으로 만들어져 가는 것입니다.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그 과정이 마스터 피스가 되는 과정으로 믿고 힘내서 견뎌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