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일상 에세이: "볼 배급"

2019.12.04 21:51

류호준 조회 수:669

"볼 배급"

 

********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면 아마 쿼터백(Quaterback)일 겁니다. 감독의 전략을 완전 숙지할 뿐 아니라 공격형 선수들에게 볼을 적시적소(適時適所)에 정확하게 배급해 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볼 배급”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샌프란시스코 49ers 팬입니다! 아주 먼 옛날 슈퍼볼 영웅 쿼터백 조 몬태나를 기억하면서 ㅎㅎㅎ

 

일반인들이 병원에 가면 가장 당황스러운 일은 “어느 과”에 가야하는지 모를 때입니다. 전공의들이 버티고 있는 큰 병원에 어느 과로 가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의사가 “가정의학과”(family medicine) 의사랍니다. 가정의(家庭醫)는 미식축구로 말하자면 볼 배급하는 쿼터백입니다. “당신은 내분비과로, 당신은 정형외과로, 당신은 혈액종양내과로, 당신은 이비인후과로 가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라고 안내해주는 의사 말입니다. 의사들 중에서 전천후 전방위급 의사입니다. 근데 한국에선 전공의만 높이 평가하고 가정의는 좀 낮게 보는 이상한 풍조가 있습니다. ㅠㅠㅠ

 

신학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있습니다. 신학의 기본기는 목회학 석사(M.Div.) 과정에서 다 배웁니다. 아니, 다 배우도록 되어 있습니다. 신학 전반을 다 커버하는 일반학위인 목회학 석사를 마치고 목사가 된 사람들은 쿼터백이요 가정의입니다! 그럼에도 신학생이나 목사들은 전공학위인 Th.M 이나 PH.D. 혹은 Th.D을 우러러 봅니다. 참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M.Div.는 신학전반을 보여주는 큰 지도를 배우는 과정이기에 쿼터백이나 가정의에 해당하는 아주 중요한 과정인데도 말입니다.

 

기초와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그 위에 아무리 높은 것을 쌓아도 부실하거나 허술하기 마련입니다. 신학대학원을 나온 목회자들은 그것으로 만족하고 신학교 다닐 때 배운 것을 목회하면서 “다지기”에 노력하면 됩니다. 따라서 신학교 졸업 후 적어도 3년간은 매일같이 따로 시간을 내어 자기발전을 위해 신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되새김질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일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비싼 돈을 내면서 Th.M. 이나 그 이상의 박사 과정을 하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물론 교수가 되고 싶다면, 아니면 돈이 넉넉하다면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류호준 교수의 무지개성서교실이 http://www.rbc2020.kr 로 리뉴얼하여 이전합니다. 류호준 2020.08.24 4722
공지 "무재개 성서교실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5] 류호준 2018.03.29 2935
669 일상: “반짝 반짝 작은 별” file 류호준 2013.07.19 9013
668 설교: "하나님의 손에" 류호준 2009.11.22 9005
667 신앙교욱(49): "성경과 과학" 류호준 2010.04.24 8976
666 신앙교육(19): "교인의 의무들" 류호준 2009.06.21 8976
665 신학에세이: "하나님이 분노하실 때" [1] 류호준 2011.05.27 8966
664 피 묻은 채색 옷을 앞에 놓고 우는 아버지 야곱 (창세기 큐티) 류호준 2008.05.16 8956
663 에스겔서 강론(4): "거짓 예언자들" 류호준 2010.03.28 8954
662 벧엘로 가는 야곱 (창세기 큐티) 류호준 2008.05.14 8937
661 "정련의 불을 통과하면서"(이사야서 큐티 6) 류호준 2011.07.03 8899
660 에스겔서 강론(5): “열매 없는 포도나무” 류호준 2010.04.04 8896
659 신앙교육(11): “당신이 거듭난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아십니까?” 류호준 2009.03.23 8890
658 신앙교육(52): "성만찬 (I)" file 류호준 2010.06.05 8851
657 설교: “예수께서 우리 마을에 오실 때”(종려주일) 류호준 2010.03.28 8830
656 신앙교육(10): "성령은 당신을 위해 무슨 일을 하십니까?" 류호준 2009.03.15 8823
655 (10) 가인처럼 사는 삶과 셋의 후손처럼 사는 삶 (창 4:16-26) 류호준 2007.10.11 8756
654 (3) 안식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창 2:1-3) [1] 류호준 2007.09.27 8734
653 신앙교육(25): "기도에 응답이 없을 때" 류호준 2009.08.02 8692
652 로마서 묵상 (17): “하나님의 입양 자녀들” 류호준 2010.01.29 8683
651 신앙교육(6): "하나님은 왜 당신이 불순종하도록 허락하십니까?" [2] 류호준 2008.12.09 8681
650 타향살이 몇 해던가! (창세기 큐티) 류호준 2008.05.14 8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