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짧은 글: "한자어 유감"

2012.01.01 23:09

류호준 조회 수:2354

한자어 유감

 

유럽에서 신학으로 학위과정을 공부하려면 고전어를 통과해야한다. 고전어라 함은 히브리어’ ‘헬라어그리고 라틴어. 앞에 두 언어들이야 이해가 되지만 라틴어에 대해선 유감이다. 유럽인들에게는 라틴어가 고전어이겠지만 한국 사람의 경우는 라틴어가 아니라 한자어(漢字語)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한글세대는 한자어를 잘 모른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은 대부분 한자어다. 한글성경은 더더욱 한자어로 가득하다. 물론 라틴어를 알면 유익한 점이 있다. 게다가 라틴어 몇 단어라도 사용하면 아주 유식하게 보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라틴어를 몰라도 한글 성경을 읽는데 지장은 없다. 그러나 한자어를 모르면 치명적이다.

 

얼마 전 수업시간에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당했던 고난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신명기에서 한 구절을 읽었다. “여호와께서 우리의 고통과 신고와 압제를 보시고”(26:7)라는 구절이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여기서 신고가 무엇입니까? 갑작스런 질문에 대부분 우물쭈물한다. 몇몇 학생들을 지적하면서 대답해 보라고 하였다. 한 학생이 당당하게 대답을 한다. “, 선생님, 신고란 전화로 경찰서에 알리는 것입니다.” 그러자 한 학생이 거들면서 , 어려운 사정을 하나님께 알리는 것이지요.”라고 대답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런가 보다 하며 한바탕 웃는다. 물론 나이 든 학생들은 그건 아닌데 하면서도 정작 그 한자어의 뜻을 말하지는 못한다.

 

학생들에게 물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라면 가운데 무슨 라면이 있지요?” 합창하듯이 신 라면이요!”라고 대답한다. “그래요, 신 라면 봉지에 한자가 쓰여 있지요? 자세히 본 사람들이라면 한글 해석이 있을 텐데!” “매울 신입니다” “그렇군요. 덮어 놓고 먹지는 않은 모양이군요. 매운 라면이란 뜻이군요.” 이제야 신고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 다음 는 무슨 뜻인 것 같습니까?” “그거야 쉽습니다, 고생할 때 자입니다.” “그렇다면 신고의 뜻은 매서운 고생이란 것이군요.” “이제 알았습니까? 그래서 본문은 하나님께서 신고(辛苦)를 들었다고 하지 않고 신고(辛苦)를 보았다고 한 것입니다.”

 

나는 성격학자이면서도 성경원어인 히브리어나 헬라어를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한글이라도 똑 바로 알면 성경을 이상하게 해석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나중에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할 성경원어를 배울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국문법과 한자어를 많이 배우라고 권한다. 내가 너무 심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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