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잊혀진 복음, 가벼운 교회생활

 


[미국의 기독교 잡지 Christian Century (199027일판)에 로버트 몰리(Bob Morley)는 자신이 속해 있는 교단인 미국연합감리교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교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여기에 올립니다.]


 

과거에는 복음전도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긴급한 이슈였지만 지금에는 누구도 복음전도의 긴박성을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신앙에 대해 매우 관용적이 된 것 같습니다. 즉 그리스도를 위해 내 삶을 결정하는 일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일이 생사 간에 있어서 가장 중대한 일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지옥이 있다는 것을 믿는 일은 너무 심하거나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착하고 스스로를 개선할 수 있는 능력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님은 온전하게 선하시고 완벽한 능력을 갖고 계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실 방식을 갖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시리라고 소망합니다. 우리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전부 구원받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만인구원론자(universalist)들이 되었습니다. 탄식할 일입니다. 우리에게는 복음전도의 긴박성과 긴급성이 부족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을 보면 그것을 느낍니다. 우리는 더 이상 잃어버린 자를 구출하는 일, 죄인이 회개하는 일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교회에 다니게 하는 일에 대해 말할 뿐입니다.

 

잃어버린바 되었다는 것은 가장 끔직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그렇게까지 나쁘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잃어버린바 된 사람이 구원받게 되면 하늘에 큰 기쁨이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던 사람이 교회에 나오게 되면, 글쎄 누가 관심을 둘까요?

 

아마 요즈음은 이렇게 노래할 것입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한 때는 교회와 상관이 없던 내가 이제는 교회에 있게 되었으니

 

그런데 이게 사실입니까? 이게 맞는 말입니까?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것이 복음의 본질입니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을 교회에 다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다보니, 우리 교회들 안에는 구원받지 않거나, 개종하지는 않고서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교회에서 사람들의 교제를 좋아합니다. 부드럽고 따스한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아름다운 음악과 감동적인 설교로 충만한 예배를 즐깁니다. 그들이 교회에 대해 헌신하고 계속 나오는 이유는 일종의 느낌이나 분위기때문입니다. 예배 전체가 매끄럽고 아름답고 성도간의 교제가 친근하고 따스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들을 것이 있고, 느낄 것이 있고, 감동 받을 만한 것이 있고, 포근함과 평안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에게 그들의 신앙에 대해서, 그리스도와의 개인적/인격적 관계에 대해서 진지하게 말하기 시작한다고 합시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한 방에서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그분과 교제하는 일에 대해서,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알고 받아들이고 사는 삶의 즐거움과 기쁨에 대해서, 그들의 삶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영의 능력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한다면, 틀림없이 어색한 침묵이 흐를 것이며 대부분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를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을 복음 전파의 용맹스런 군인으로 모집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아닙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자격요건이 안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복음의 궁극적 진지함, 즉 복음이 얼마나 심각하고 궁극적인 문제인가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복음의 궁극적 진지성이 하나님께서 산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신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는 확신을 결여하고 있습니다.

[자작나무숲]

자작나무.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류호준 교수의 무지개성서교실이 http://www.rbc2020.kr 로 리뉴얼하여 이전합니다. 류호준 2020.08.24 4396
공지 "무재개 성서교실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5] 류호준 2018.03.29 2928
489 “우리 시대의 역설적 자화상” (Moorehead 목사) [1] file 류호준 2014.12.31 2707
488 박혜란 저,『목사의 딸』이란 책을 읽고 file 류호준 2014.12.30 7277
487 “성탄절에 천군천사들이 부른 찬송” 유감 file 류호준 2014.12.25 3210
486 생활 에세이: “어떤 젊은이와의 만남” file 류호준 2014.12.14 2971
485 “신학 박사 학위 표기 유감” file 류호준 2014.12.11 5891
484 “복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file 류호준 2014.11.23 4667
483 “아합 밑에서 오바댜로 산다는 것” [1] file 류호준 2014.11.17 5113
482 “이름 값” 유감 file 류호준 2014.11.14 3543
481 “부끄러움을 가르칩시다!” [1] file 류호준 2014.11.12 2961
480 “아주 비싼 커피” 유감 file 류호준 2014.11.10 3047
479 "하나님의 방문" 유감 file 류호준 2014.11.09 2855
478 “리더십 유감” file 류호준 2014.11.02 2733
477 “10월 31일” 유감 file 류호준 2014.10.31 3077
476 “설교 유감” file 류호준 2014.10.17 4256
475 “진짜 귀머거리” file 류호준 2014.10.14 2863
474 “진짜 맹인” [1] file 류호준 2014.10.13 2679
473 생활의 발견: "나요?" file 류호준 2014.10.01 3253
472 신학에세이: “갈보리 산 위의 십자가” file 류호준 2014.09.16 6170
» “잊혀진 복음, 가벼운 교회생활” [2] file 류호준 2014.09.14 3802
470 신학에세이: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때” file 류호준 2014.08.28 3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