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18 22:37
“고난도 슬픔도”
얼마 전 어느 모임에서 찬송 9장을 불렀습니다. 제목은 “하늘에 가득 찬 영광의 하나님”(김정준 시, 곽상수 곡)이란 찬송이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찬송하며 예배로 나아가는 찬송이었습니다. 마음을 다해 찬송을 부르다가 4절의 한 가사에서 멈추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한 번도 멈춘 일이 없었기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4절은 이렇게 불립니다.
“주 앞에 나올 때 우리 마음 기쁘고
그 말씀 힘 되어 새 희망 솟는다.
고난도 슬픔도 이기게 하시옵고
영원에 잇대어 살아가게 하소서”
찬송을 멈추게 한 것은 세 번째 소절이었습니다. “고난도 슬픔도 이기게 하시옵소서.”라는 구절이었습니다. 물론 가사는 하나님께 우리가 겪는 고난도 이기고 슬픔도 이기게 하여 달라는 간청의 노래였습니다. 그런데 이날따라 이 문구는 나에게 다른 문장구조처럼 들려왔습니다. “고난도 슬픔을 이기게 해 달라”는 기도처럼 들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고난도 슬픔이라! 여기서 말하는 “고난도”는 한자어로 “고난도”(苦難度)로, 어려움의 정도가 매우 큰 고난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달리 말해 "고난도 슬픔"이란 슬픔에도 레벨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찬송은 보통 어려운 정도가 아닌 극심한 "고난도의 슬픔"을 이겨나가게 해달라는 기도였습니다. “고난도 슬픔”이란 표현문구로 내 마음에 와 닿은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을 다양한 슬픔을 경험합니다. 고통을 통한 슬픔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슬픔들은 “상실의 슬픔”들일 것입니다. 애완견을 잃은 어린아이의 슬픔으로부터 직장을 잃은 실직자의 슬픔에서, 건강을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슬픔에서 오랜 친구를 잃는 슬픔, 부모나 형제를 잃는 슬픔, 자녀를 잃으면서 겪는 슬픔, 배우자를 잃는 슬픔 등이 있습니다. 각각의 슬픔들 역시 갑작스런 것이 아니라 천천히 그 슬픔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마침내 극도의 슬픔에 이를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정도에 있어서 견디기 힘든 "고난도 슬픔"이라는 것이 있다는 말입니다.
신앙인으로서 이러한 “고난도 슬픔”을 이기는 비결은 우리의 삶이 영원에 잇대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믿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지상에서 천상으로, 시간에서 영원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의 밑바탕에는 존재하는 모든 것(만유)이 창조주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는 것을 믿는 섭리신앙이 놓여 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는 것이 "고난도 슬픔"을 극복하고 이겨나갈 수 있는 비밀입니다.
작곡가 곽상수선생님은 제가 존경하는스승가운데 손가락안에 꼽을 수 있는 원로음악인이다.
장녀가 그 유명한 한국오르가니스트의 대가 연세대 교회음악과 곽동순교수이시다.
그 분은 전공이 오르간으로 세속화되어가는 교회내 찬양을 통탄해 하시며 올바른 교회(예배)음악정립에 일평생을 바치며 살아오신 참스승이시다.
연세대 교회음악과와 연세대학교회 루스채플에서 오랫동안 음악지도자로 찬양사역하셨던 선생님으로 류호준교수님께서 해설해 주신 '고난도 슬픔' 부분은 어쩜 그렇게도 곽교수님의 의중을 잘 아시고 평해주셨는지 매우 흡족하며 가슴에 와 닫는다.
부족한 사람이 신대원재학시절 음악부장으로 봉사할 때 신학생들의 찬양관이 마치 클럽에서 노래하는 듯한 가슴에 와 닫지 않은 안타까운 예배찬양을 대하면서 고민고민하다가 곽상수교수님을 초빙하여 신대원 1.2.3학년 전교생을 모아놓고 세미나를 개최했던 시간이 스쳐지나간다.
그런데 오랫동안 당뇨로 고생하시며 건강을 잃어가고 있으며 삶과 죽음사이에 계셨는데 지금의 병환상태는 어느정도신지 매우 궁금하다.
한 번 찾아뵈어야 하겠다고 마음만 먹고 있던 차에 연세대를 졸업한 지인들과 함께 꼭 찾아뵈어야 하겠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류호준교수님?
한동안 잊고 있었던 곽상수교수님을 생각나게 해 주시고 아름답고 좋은 말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신앙인으로서 “고난도 슬픔”을 이기는 비결은 우리의 삶이 영원에 잇대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믿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우리의 삶이 지상에서 천상으로, 시간에서 영원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 번 일깨워주신 것 또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저는 시23편을 좋아합니다.
'여호와 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