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산 언약의 관점에서 보아야할 레위기 :
레위기는 출애굽기서 다음으로 나온다. 이런 순서는 무엇을 가르치며 가리킬까?
I
먼저 출애굽기에 관해 잠시 살펴보자. 출애굽기의 중심 사건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대답은 다음 세가지 중 하나이다. (1) 유월절과 출애굽과 홍해도하, (2) 시내산에서의 언약체결과 율법수여, (3) 성막 건설.
이 세가지 사건 중 시내산 아래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맺은 언약 체결 사건은 출애굽기의 중앙에 위치한다(19장 이후). 일명 시내산 언약, 모세언약으로 알려진 언약이다. 출 20장은 언약의 핵심으로서 율법이 수여된다. 출 32장의 황금 송아지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과의 언약관계를 파기하는 행동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건이다. 출33장 이후는 깨어진 언약을 다시 새롭게 하는 예식에 관하여 기술힌다. 그후 율법이 다시 쓰여지고(모세가 율법을 기록한 돌 판을 패역한 이스라엘을 향해 던져 깨뜨려 졌기 때문에) 성막이 건축된다. 특별히 성막 건축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 가운데 거할 것이라는 언약의 내용을 가시적으로 이루시기 위함이다.
출애굽기의 마지막 대단락을 이루는 성막(하나님을 예배하는 장소) 건축 이야기에 이어 계속되는 레위기는 언약관계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 하나님을 예배해야 하는가에 관해 기술한다(1-17장).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언약의 백성 이스라엘이 행동해야만 하는지를 기록한다(18-25장). 마지막으로 이러한 언약을 충실히 이행하였을 경우에 찾아오는 축복들과, 이 언약의 조항들을 배반했을 경우에 찾아오게 될 저주에 관하여 내용으로 끝을 마무리 짓는다(26장).
특별히 레위기 26:46은 레위기에 기록된 모든 율법들을 시내 산에서 맺은 언약과 연결시킨다: “이상은 야웨께서 시내 산에서 자기와 이스라엘 자손사이에 모세로 세우신 규례와 법도와 율법이라.”
II
따라서 시내산 언약의 관점에서 레위기를 바라보면 두 가지 중요한 신학적 가르침을 배우게 된다.
첫째, 율법은 은혜의 정황 속에서 이해되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은 후에 율법이 주어졌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자기의 거룩한 백성으로 부르신 이후에 (하나님의 은혜로운 선택과 구원: 애굽으로부터의 구출과 홍해도하) 시내 산에서 율법이 주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율법은 은혜의 테두리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율법은 새로운 존재의 삶과 생활의 원리다. 순종과 감사의 표현으로 구체적으로 나타내져야만 하는(외형화) 것이 율법이다. 이처럼 순종을 통하여 거룩함과 성결함은 살아 ‘약동하는 실체’(a living reality)가 된다. 구원(복음)은 윤리(생활)의 뿌리다. 신약 서신들의 구조를 관찰하면 이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직설법에서 → 명령법으로
교리에서 → 윤리로
“...이다”에서 → “그러므로 …하라”로.
둘째, 율법을 지키는 일이 구원을 받는 ‘공로적 기반’이 되지는 않는다고 해서 자유방임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즉 구원받은 자로서의 책임적 삶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율법 준수는 이러한 구원을 유지하는 기반이다. 무책임한 삶은 마땅히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시내산 언약은 조건적 언약이라 부른다. 축복과 저주가 언약의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놓여 있다. 언약을 충실히 순종하면 생명을 얻고 유지할 것이로되 그리하지 않으면 저주가 있다.(26:24,28)
율법을 지키는 일, 구원받는 자로서의 책임적 삶을 요구하시는데~
그 요구를 우리가 만족 시킬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