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7 16:22
“고백과 경험의 간극 가운데에서”
“영혼아 어찌하여 낙망하는가? 어찌하여 내 안에서 불안해하는가?
하나님만을 바라라.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 시 42:11
시인은 그의 입술로 하나님께 고백합니다. “하나님! 당신은 바위처럼 견고하십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의 삶을 통해서 다른 하나님을 경험합니다. “하나님! 내가 고난 가운데 있을 때 당신은 나를 잊으셨습니다. 내가 당신을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할 때 당신은 내 곁에 없었습니다.”
시인의 가슴을 찢어 놓는 것은, 그가 외적으로 고백한 것과 내면적으로 경험한 것 사이의 갈등 때문이었습니다. 시인은 정직한 사람입니다. 신앙과 절망 사이의 해결되지 못한 긴장을 그대로 갖고 살기로 작정한 신앙인이었습니다.
신앙은 결코 단숨에 얻어지는 소유물이 아닙니다. 신앙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그것도 현재형 동사입니다. 절망이나 의심은 항상 신앙을 뒤따를 것입니다. 마치 그림자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신앙과 절망 사이의 긴장, 우리가 고백하는 하나님과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하나님 사이의 이러한 긴장이 우리를 더욱더 하나님께 가까이 가게 만듭니다. 우리로 하여금 다시금 하나님께로 피하게 하고, 그분만을 신뢰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긴장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이렇게 외치게 합니다.
어두움 속에서 부르는 노래, 수렁과 늪지대에서 울부짖는 기도, 이런 기도와 노래를 하나님은 결코 잊지 않으실 것입니다. 아멘.
- 류호준,「우리의 기도가 천상의 노래가 되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