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목사님께:

언제 어느 때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 얼굴을 뵈면 누구이신지를 알 수 있겠군요. 그동안도 평안하셨는지요? 미국에 계시군요. 목회를 하시는가 보군요. 이민 목회하는 일이 보람도 많지만 동시에 참으로 힘든 일인데.. 수고가 많습니다.

글을 보내셨는데, 읽고 또 읽어보니 엄밀한 의미에서 질문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오 목사님의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자세한 답변을 달라고 하셨는데....


말씀하신대로 '주의'라는 것이 하나의 '이념화'(ideology)를 의미한다면, 그런 '주의'들은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겠지요. 인간의 지적 구성으로서 '주의'는 언제라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의해 교정되고 비판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 지성의 한계 내에서 길(도)을 찾기 위한 정직한 추구라고 한다면 신학활동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신학활동은 언제나 하나님께, 그리고 그분의 말씀 앞에 겸허한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점에 있어서 우리는 종교개혁자 칼빈이 잘 지적한 것처럼, 신학은 경건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류호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