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좋은 질문을 해주셔셔 감사합니다. 대답이 늦어 미안합니다. 몇가지로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서 특정 본문의 의도를 살피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히브리서 저자의 의도는 사사기 5장의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를 염두에 두고 해석하는 것이 특정 본문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하는 올바른 태도이리라 믿습니다.

(2) 분명히 사사기 5장에서의 의도는 드보라 사사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통하여 바락은 드보라와 대조적인 인물로 부각됩니다. 한편 히브리서의 저자는 사사 시대에, 하나님께서 그의 사역자들을(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 통하여 도저히 상상치 못할 구원을 이스라엘에게 선물로 주셨는가를 보여줍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11장에서 이스라엘의 구원사에 관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구원사를 이루어가는 도구로서 하나님에 대한 사사들의 믿음(신뢰)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신앙과 믿음이 완벽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점에 있어서 칼빈의 주석은 적절합니다: "비록 그들 중(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 아무의 신앙도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신앙은 주춤거리고 연약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브리서의 저자는 그들이 행한 일들 가운데 찬양받을 만한 것은 무엇이든지 모두 그들의 신앙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바락은 처음에 머뭇거리고 망설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여자 사사인 드보라에게 책망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처럼 그들 모두는 비난받을 만한 일들이 항상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신앙이 불완전하고 불충분하더라도, 그렇다고 하나님에 의해 인정 받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칼빈의『히브리서 주석』에서).

(3) 성경에 기록된(특별히 히브리서에 언급된 신앙의 위인) 신앙의 위인들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들 역시 수많은 유혹과 시험에 굴복하였습니다. 다윗의 살인과 간음, 솔로몬의 방탕한 삶, 삼손의 교만과 방자함, 입다의 경솔함과 무모함, 기드온의 의심 등등, 그들의 삶은 우리가 기대하는 정도에서 볼때 결코 신앙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바락의 행위 역시 찬양받을 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신앙으로 간주하는 기준은 우리의 그것과는 다릅니다. 성경은 큰 믿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 하지만 그래도 참된 믿음, 그것이 비록 작은 믿음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아마 바락의 신앙도 그러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는 분명히 드보라의 책망과 권고를 받습니다. 그런 가운데 그는 결국 철병거와 마병으로 무장한 강력한 이방 군대를 미약하기 그지없는 이스라엘의 보병으로 쳐부수게 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것을 신앙의 행위로 간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역시 연약하지만, 망설이지만, 보잘 것 없지만, 그래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작은 믿음'도 하나님은 '훌륭한 믿음'으로 여기신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