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8 11:20
Twitter(@danielryou)에 올렸던 짧은 글들
[1]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주일 아침 교회에 가면서 아들과 이야기 하다 비올 때 무슨 노래가 생각 나냐고 물었다. 아들은, "비 내리는 호남선" 아버지는 "비가 오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주일이므로 "빈들에 마른 풀같이 시들은 나의 영혼"으로 결론 내다.
[2] 한국의 정치인들의 도덕적 지수와 한국의 종교인(목회자)들의 도덕적 지수는 누구의 것이 더 높을까? 대답을 듣는 일이 괴롭고 고민스럽다. 상당수의 보통 그리스도인들도 그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 국회 인사 청문회를 바라보면서
[3]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때문에 고통 할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합니다. 진실한 사랑은 언제나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이 그런 것입니다.
[4] 추석 때라고 누군가 택배로 선물을 보내왔다. 보낸 사람을 보니 작년에 아내를 잃은 40대 말의 제자 목사다. 선물을 보니 눈물이 흐른다. 마음 가눌수 없어 넋빠진 사람처럼 먼 산 너머 가을 하늘 끝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자 밤이 되었다.
[5] 성경책이 닳고 닳을수록 그 사람의 마음은 정결하고 깨끗하며, 성경책이 깨끗할수록 그 사람의 마음은 닳고 닳아 더럽답니다. 베레아의 사람들처럼 열어놓고 성경을 읽되 마음으로 읽읍시다.(행전 17:11)
[6] 창문 너머로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는 것과 세찬 비를 맞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낭만과 현실은 달라도 한참 다릅니다. - 애처롭게 폭우를 뚫고 걸어가는 한 여자의 찢어진 우산을 내려다보며.
[7] 하나님은 우리 인간 속에 삶의 리듬을 시스템으로 집어 넣어주셨다. 그러나 이 세상은 침묵과 말, 명상과 활동, 쉼과 일, 건강한 사랑과 건강한 미움 등과 같은 창조의 리듬을 깨뜨리도록 우리를 부단히 유혹한다.
[8] 그리스도 공동체 안에서 옳고 그름을 가르는 일은 생각보다 그리 중요하지 않더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느냐?"는 것입니다. - 어느 지혜자의 말씀
[9] 고전적인 목사상을 보여주신 옥한흠 목사님의 귀향(歸鄕)이 못내 서운하고 아쉬운 건 진정으로 양들을 사랑하는 착한 목자들보다는 개인의 명예와 업적을 이루려는 성공 지향적 목축업자들이 많아지는 우리 시대의 교회상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10] 예비역들은 요즘 군인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약골이라는 것이다. 목사님들을 포함해 신대원 졸업생들은 요즘 신학생들은 변변찮다고 개탄한다. 그래서 신학교수인 내게 좀 '세게' 가르쳐달라고 부탁한다. 자기들도 그랬다는 사실도 모른 채로 말이다.
[11] "토요일 유감": 주의 날을 준비하고 지내는 크리스천들이 얼마나 될까? 목마른 사슴처럼 주님을 사모하는 그리움으로 가득한 순백의 크리스천 말이다. "내 영혼이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갈망하니 내가 어느 때에 나아가 하나님의 얼굴을 뵈올까?"(시 42장)
[12] "이상한 조합": 하나님의 "과장되어 보이는 약속들"에 절망하면서도 그 약속들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정직한 기도란 이러한 이상한 조합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13] 예배는 하나님만을 높이고 그리스도를 경배하는 것입니다. 예배에서 우리는 그가 행하신 위대한 일들을 '기억'하고 앞으로 그런 날들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혹시 우리의 예배들이 예배자의 기분과 느낌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계시록 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