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Lisa Beamer: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

2012.06.16 15:49

류호준 조회 수:3153

[Lisa Beamer: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

 

 

아주 오래전 고등학창 시절 내게는 매우 특별한 여 선생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남편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잃은 여 선생님이셨습니다. 남편을 잃은 지 일주일 후에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 자기가 느꼈던 몇 가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오후 수업시간이었는데 선생님이 앉으신 책상 한 귀퉁이로 오후의 햇살이 창문을 타고 들어와 그곳에 앉아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부드러운 얼굴이 햇살에 살포시 비추고 있었고, 잠시 멈추시던 선생님께서 입을 열어 말씀하셨습니다. “, 수업은 마쳤어요. 수업과는 관계가 없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우리 각 사람이 지구의 이곳 한 자락에 있는 이유는 배우고 나누고 사랑하고 고마워하고 우리 자신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중 누구도 이러한 즐거운 경험이 언제 끝날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언제라도 어느 순간에라도 이런 경험은 빼앗길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매순간 매일을 일생에 가장 소중한 날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일지 모릅니다. 이 말씀을 하면서 선생님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나와 약속 하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 학교로 오는 길이든 학교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든, 무엇인가 아름다운 것(something beautiful)을 발견해 보기를 바랍니다. 그 아름다운 것이 반드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향기일 수도 냄새일 수도, 누군가의 집에서 흘러나오는 갓 구운 빵 냄새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나무 잎사귀들을 살랑거리게 만드는 잔잔한 바람 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이른 아침의 이슬 먹은 햇살이 가을철 단풍나무 잎사귀 사이로 지면에 살포시 내려앉는 순간 일수도 있습니다. 부디 이런 것들을 살펴보시고 마음 깊이 담아 간직해 보세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케케묵은 진부한 일처럼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인생의 본질”(stuff)이랍니다. 이 땅 위에서 우리가 즐거워해야 하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 말입니다. 우리가 종종 당연하게 여기는 그런 것들 말입니다.

 

교실은 완전하게 고요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책을 싸들고 조용히 교실을 떠났습니다. 그 날 오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한 학기동안 보았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종종 불현 듯 그 선생님이 생각났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끼친 선생님의 깊은 인상과 감동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때대로 지나쳐버리는 것들 모두를 나는 고마워하려고 애를 씁니다.

 

오늘 점심시간에 여러분에게 유달리 특별하게 보이는 것이 있다면 깊이 간직해 보십시오. 혹은 맨발로 걸어보세요. 아니면 석양의 해변을 걸어보십시오. 아니면 오늘 밤 집에 돌아가다가 수북이 덮어주는 아이스크림콘을 먹기 위해 잠시 멈춰 보세요. 나이들 들수록 한 가지를 배웁니다. 우리가 종종 후회하는 것은 우리가 했던 일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인생이란 우리가 얼마나 많이 숨을 들이키는 지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숨을 내쉬며 경탄하는 순간들로 측정되는 것입니다.

 

 

- Lisa Beamer(1969)는 미국 9/11사태 때 테러범들이 탈취하여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를 향해 펜실베이니아 주 상공을 날던 비행기의 기수를 돌리게 한 용감한 젊은이 고() 토드 비머(Todd Beamer)의 미망인 아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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