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4 10:37
《성경 내러티브 읽기: 구약성경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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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부산 제일영도교회(고신) 담임목사로 있는 강화구 박사는 미국 캘빈신학교(Th.M)과 시카고 트리니티 신학교(Ph.D)에서 구약학을 공부하였고 특별히 박사과정에선 구약 내러티브 전반을 집중 연구하였다. 박사학위 논문은 “창세기의 아내/누이 내러티브 읽기”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Hwagu Kang, Reading the Wife/Sister Narratives in Genesis (Eugene: Pickwicks, 2018). 우선 책의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서론: 하나님은 왜 우리에게 내러티브를 주셨을까?
001 내러티브의 시작과 끝
002 연대기 시간과 서술 시간
003 전경과 배경
004 회상과 전조
005 성경의 반복 기법
006 전형장면 읽기
007 등장인물 이해하기
008 대화의 기술
009 화자의 관점 따라 읽기
010 등장인물의 관점 따라 읽기
011 내적 배경 이해하기
012 외적 배경 이해하기
013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선포하기
014 독자의 책임과 의무
아래는 책 안에 실린 추천사 전문이다.
추 천 사
교회를 가리켜 “기억공동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무엇을 기억한다는 말입니까?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야기(shared story)를 기억한다는 뜻입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후대에 그 이야기를 전수하고, 그 이야기 안에서 비전을 공유(shared vision)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교회는 “이야기 공동체”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입니다.
최근 들어와 교회는 다시금 “이야기”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명 “내러티브”라 부르는 줄거리가 담긴 이야기 말입니다. 물론 성경은 이런 내러티브들로 가득 차있지만 오랫동안 내러티브의 중요성은 평가 절하되어 왔습니다. 진리를 전달하는 여러 방법 중에 하급 수단 정도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강단이든지 교회학교든지 성서학계에서도, 내러티브는 이스라엘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구약)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신약)을 가장 독특하고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매개체로 그 위치를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구약의 내러티브는 정교하게 구성된 줄거리가 담긴 이야기입니다. 통계적으로 봐도 구약과 신약의 절반가량이 내러티브입니다. 구약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창조이야기로부터, 족장들 이야기, 출애굽 이야기, 광야유랑 이야기, 약속의 땅 정착이야기, 왕국의 성장 이야기, 왕국의 몰락 이야기, 바벨론 강제 유배 이야기, 귀환 이야기 등등 구약은 거대하고 일관된 내러티브입니다.
문제는 내러티브를 어떻게 읽는지에 있습니다. 정교하게 구성된 이야기이기에 읽는 방법이 필요할 것입니다. 더욱이 고대 히브리인들의 문학적 인습을 알지 못하고 그냥 덮어놓고 읽는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의 도움은 어디서 올까요? 두루 살펴보는 순간 마침내 도움이 될 만한 소중한 안내서가 나타났습니다. 구약 내러티브를 쓰고 있는 히브리인들의 기예(技藝)를 수년간 연구한 학자의 손에서 나왔으니 무엇보다 믿고 신뢰할 만합니다. 창세기 내러티브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강화구 박사의 책입니다.
책의 서두부터 저자는 독자들에게 도발적 질문을 던집니다. “하나님은 왜 우리에게 내러티브를 주셨을까?”하는 물음입니다. 이를 시발점으로 강 박사는 올바른 구약 내러티브 해석을 위한 모든 방법과 절차를 조곤조곤 이야기하듯이 안내해줍니다. 책 전체가 일종의 내러티브적 전개입니다. 단순히 이론의 나열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창세기의 내러티브를 예로 삼아 내러티브 해석의 방법과 과정과 묘미를 맛보게 해줍니다.
한편 다루고 있는 내러티브 해석 이론에 등장하는 전문용어들이 있습니다. “내러티브 흐름” “연대기 시간과 서술적 시간” “내러티브 안에서의 전경과 배경” “내러티브 안에서의 회상과 전조” “전형 장면” “등장인물” “내레이터의 관점” “내적·외적 배경” 등입니다. 이런 용어들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도 됩니다. 아주 자세하고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물 흐르는 듯한 설명의 유려한 전개는 딱딱한 학술서적에서는 맛볼 수 없는 별미입니다. 아마 학자이면서 목회자로서의 소양이 물씬 배어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가르치는 게 학자적 목회자의 필수 요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큰 틀에서 볼 때 이 책에서 제시하는 구약의 내러티브 해석 방법은 신약의 내러티브 해석에도 무리 없이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구약과 함께 신약을 정경으로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과 목회자와 설교자들에게 구약 내러티브를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혹은 그리스도 완결적으로 읽고 해석하고 선포하는 일은 마땅하리라 생각합니다.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책의 마지막 장들을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선포하기”와 “독자의 책임과 의무”를 다룬 것은 매우 현명하고 속 깊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하여 성경의 내러티브를 설교하는 모든 목회자들과 설교자들에게 큰 유익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성경을 보고 읽는 눈이 새로워질 것입니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었기에 가독성이 좋습니다. 목회자들과 설교자들, 신학생뿐 아니라 일반 교인들에게도 마음을 다해 추천합니다.
류호준 목사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 (은퇴)
강화구《성경 내러티브 읽기: 구약성경을 중심으로》(고신총회 출판국, 2020), 237쪽, 정가 1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