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십니까?》

누군가 “당신의 정체성이 뭡니까?”라고 진지하게 묻는다면, 당황하거나 황당해 할지 모른다. 언제나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고 철썩 같이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차 내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도대체 내가 누구이지?”

광야에서 40일 간 마귀의 유혹과 시험을 받으셨던 예수님에게, 마귀의 마지막 질문은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거든~”으로 시작한다. 정체성에 기댄 무서운 질문이었다. “정말로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마귀의 이 질문은 질문인 동시에 유혹이었고 시험이었다.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정체성에 관한 질문은 본질적 질문이다. 달리 말해 근원(根源)에 관한 물음이다. “나는 누구에게 속한 존재인가?” “누구로부터 나의 삶의 동력을 공급받을까?”로 달리 표현할 수 있는 물음이다. 일명 수원(水源, ad fontes)에 관한 문제이다. 오늘날도 세상은 동일한 질문을 그리스도인에게 던진다. “당신은 누구십니까?”라고.

출판사 이레서원 설립자로 20여년을 경영했고, 지금은 기독교신앙회복연구소 소장인 김완섭 목사가 그리스도인 제자훈련 시리즈로 [하나님과의 관계이야기] 1~3권을 편찬해냈다. 그 중 두 번째 책이《그리스도인의 회복: 정체성》이다. 제1장에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대해 말한다. 새로운 인종으로서 그리스도인, 용서받고 용서하는 존재로서 그리스도인, 전투하는 그리스도인으로 나누어 설명한다(19-118쪽). 제 2장은 흥미 있는 주제를 다룬다. 즉 정체성을 진단해보는 길이다. 저자는 “당신의 소망을, 당신의 낙심을, 당신의 행동을 진단해보면” 당신의 현재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119-192쪽) 제3장에선 실제적인 문제로 상급을 다룬다. 지상적 보상으로서의 상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답게 하는 자체가 하늘의 상이라는 주장이다(193-302쪽).마지막 장에선 저자의 신학사상이 잘 녹여져있다. 즉 이 땅에서 하늘왕국을 누리자는 내용이다. 은혜의 부요함을 누리고, 평안과 안식을 누리고, 하늘기쁨을 누리고, 결론적으로 땅에서 하늘나라를 누리는 일에 관한 것으로 책을 가름한다.(303-396쪽). 마지막 맺는 말 부분에선 흥미로운 비유가 나온다. 오염된 물을 회복시키기 위해 온갖 방식을 다 사용하지만 실패한 어느 마을 주민들이 마침내 물의 근원(水源, ad fontes)을 찾아감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비유로 매우 적절했을 뿐 아니라 자못 감동적이었다(397-404쪽).

책의 사용은, 교인들을 위한 신앙교육용 교재로 적합할 것 같다. 주 교재에 워크북까지 있으니 금상첨화다.

김완섭,《그리스도인의 회복: 정체성》(기독교신앙회복연구소, 2020), 404쪽, 정가 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