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양창삼의 [좌와 우]외 2개

2012.06.25 15:20

류호준 조회 수:3848

[좌와 우]

 

 

사람 몸엔 좌()와 우()가 있다. 좌와 우가 균형을 이뤄야 걸어 다닐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말하는 좌와 우는 개념이 다르다. 좌는 우를 공격하고, 우는 좌를 공격한다. 왜 그럴까?

좌가 우와 다르듯 그 성격이 서로 다르다고 말한다. 아니 정 반대다. 우에는 좋은 설명이 붙어 있지만 좌에는 그렇지 못하다.

 

이규태에 따르면 우는 좌보다 서열이 높다. 오른 팔이 해 돋는 동쪽을 뜻한다면 왼쪽 팔은 해지는 서쪽을 뜻한다. 우가 귀하고, 바르고, 현명함에 반해 좌는 멀리하고, 불편하고, 천하고, 바르지 않다. 우가 우쭐할 이유가 충분하다.

 

글에서도 차이가 난다. 우도(右道)가 정도(正道)라면 좌도(左道)는 정도가 아닌 가르침이다. 우성(右姓)은 명문(名門)이요 명족(名族)이다. 우문(右文)은 학문을 숭상한다는 말이다. 그 앞에 좌가 붙으면 설명은 완전히 달라진다. 좌천(左遷)은 나쁜 관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우에 존경과 기쁨이 있다면 좌에는 하대와 슬픔이 있다. “그렇게 천대하기 있소?” 좌가 화 날만 하다.

 

그런데 글만 그런 것이 아니다. 어떤 사회든 좌와 우가 대립하고 있다. 동과 서가 서로 화목하지 못한다. 한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사람, 사랑, 삶의 어원을 보면 뿌리가 같다. 사람은 서로 사랑할 때 의미가 있고, 그래야 살맛이 난다. 사람들은 언제 좌와 우 구별하지 않고, 동과 서 구분하지 않고 진정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우뇌가 상하면 왼쪽 몸을 쓸 수 없고, 좌뇌가 상하면 오른 쪽 몸을 쓸 수 없다. 우뇌는 좌측 몸을 생각하고, 좌뇌는 우측 몸을 생각하며 산다. 그런데 왜 사람은 서로를 생각하지 못하고 싸우기만 할까? 그것이 궁금하다.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는 아일랜드 사람이다. 남과 어울리기 싫어한 그였지만 조이스(Joyce) 문학과 만난 다음 달라졌다. “발을 차기보다 찔러 버려라는 그의 글이 검열에 걸렸다. 화가 난 그는 신정정치에다 걸핏하면 검열을 해대는 조국 아일랜드가 싫어졌다.

 

그는 프랑스로 건너 가 그의 대표작인고도(Godot)를 기다리며를 내놓았다. 이 작품은 아주 지루함을 주지만 때론 웃음 짓게 만든다. 그래서 희곡이다. 나름대로 의미를 주는 이 극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은 종종 그에게 물었다.

도대체 고도는 누구인가?”

그의 답은 너무 간단했다.

그것을 알았다면 글에 썼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짐작한다. 그는 소설을 통해 내면세계의 허무한 심연을 추구했고, 여러 작품을 통해 아무 의미도 없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절망적인 인간의 조건을 그려냈기에 그의 기다림은 허무였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는 가르쳐 주었다. 인간은 모두 이 땅에서 뭔가를 기다리며 사는 존재라는 것을. 그렇다면 당신의 고도는 누구인가? 기다림이 길어질 때 과연 기뻐할 수 있을까? 위험한 고도는 눈물을 흘리게 하고, 위대한 고도는 기쁨을 안겨 주리라.

 

 

 

[황하에서 살다 황두 먹고 황천 간다]

 

 

중국인들은 흔히 황하(黃河)에서 살다, 황두(黃豆)를 먹고, 황천(黃泉)으로 간다고 한다. 모두 누렇다. 왜 그런 말을 할까? 중국은 이른바 황하 문명을 이뤘을 만큼 빛나는 문명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황하와 연관된 삶의 이야기와 전설도 많다.

 

황하는 중국의 서부에서 동북부로 흐르는 강으로, 양자강 다음가는 중국 제2의 강이다. 청해성(靑海省)에서 발원한 이 강은 화북평야를 흘러 우리의 서해인 황해(黃海)로 흘러든다. 황하라 한 것은 황토를 대량으로 운반하여 물이 누렇기 때문이고, 황해라 한 것도 황하 때문에 바닷물조차 누렇기 때문이다.

 

청해성에서 황해에 이르는 동안 황하의 중국인들은 누런 빛깔이 나는 황두를 먹고 산다고 말한다. 그만큼 황하는 모든 농산물의 젖줄인 셈이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흑룡(黑龍)은 바로 황하의 용왕을 가리킨다. 민속에서 용은 물의 신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 바다를 관장하며, 물로 불을 끈다. 중국인들은 출세도 황하에 빗댄다. 등용문(登龍門)은 잉어가 황하 상류 용문협곡의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올라 용이 된다는 전설에서 따온 말이다.

 

중국인들은 죽어서 황천으로 간다고 말한다. 황천은 사람이 죽은 다음 그 혼이 가서 사는 세상을 말한다. 구천(九泉), 명부(冥府), 유명(幽冥), 음부(陰府), 저승, 현택(玄宅) 모두 같은 말이다. 왜 하필 누런 곳일까 싶다. 하지만 누런 곳에서 태어나 누런 곳에서 살다가 죽어도 누런 곳으로 가는 것이니 당연한 이치 아니겠는가. 그들에게 있어서 죽음은 황천행(黃泉行)이고, 죽은 사람은 황천객(黃泉客)이다.

 

중국의 이야기가 우리와 상관되는 것은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크게 중국의 영향을 받아왔다. 등용문, 황천, 황천객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오늘도 황하가 누런 토사를 황해로 쉴 새 없이 쏟아내고 있다. 황사(黃砂)도 바람 타고 온다. 그래서 결국 우리 모두 황인종이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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