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6 01:00
10월 5일 오늘은 36년만의 대구 나들이 날이었다. 실제로는 대구가 아니라 대구 옆 동네인 경산이다. 대구 경산이 환히 내려다 보이는 탁트인 언덕에 아담한 한정식집이 자리잡고 있었다. 식당 앞 화단에는 흰색꽃 무리가 너무 단백하고 애잔해 보여 종업원에게 이름을 물었다. 야광초란다. 군락을 이룬 모습이 가을처녀같다. 가을 햇살 신선한 바람에 야광초가 유난히 하늘 거린다.
- 얼룩무늬 잎이 눈꽃 핀 것 처럼 희다하여 '설악초'라,
- 밤에는 하얗게 빛난다고 하여 '야광초'라,
- 달밤에는 더욱 희게 빛난다고 '월광초'라 한단다.
식당으로 함께 동행하는 이들에게 야광초를 감상하려 머뭇거리는 나는 마치 외계인 처럼 보였나 보다. "뮐 그래 보시느냐?"고. 요즘 사람들에게는 뵈는 것이 없나보다! 금강산도 식후경은 불멸의 진리인가? 그러나 사람이 밥으로만 사는 것은 아니겠지....
아, 야광초(월광초)였구나!
교수님 덕분에 이름을 알게되었습니다.
검은 돌담이나, 흙담 밑에 무더기로 피었다면 더없이 아름다웠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