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9 17:05
《예수가 선택한 길》
지난 수요일을 기점으로 교회력으로 사순절(Lent)에 진입했다. 누구는 사순절이 중세 로마가톨릭의 잔재이기에 개신교인들 특히 개혁 교회 교인들은 멀리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순절(40일)의 끝자락에는 종려주일로 시작되는 고난주간이 있고, 그 정점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이 있다. 성금요일(Good Friday) 말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성금요일”(Good Friday)은 “하나님의 금요일”(God’s Friday)이다. 금요일을 거쳐 부활의 아침으로 가려면 길고 긴 토요일을 지나야 한다. 어찌 보면 그리스도인들은 성금요일과 부활의 아침 사이에 살고 있는 낀 세대다. “이미”와 “아직” 사이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리라.
아주 오래전 나는 플레밍 러틀리지(Fleming Rutlege)의 이 책의 원서(The Undoing of Death)를 읽고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려고 류호영 교수에게 번역을 부탁해 대서 출판사에서 출판했다. 그 때 제목은 원서의 제목을 직역하여《죽음의 취소》라 붙였다. 그러나 대부분 책의 운명이 그렇듯이 출간되자마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하면 그대로 가라앉는다. 이 책 역시 그런 전철을 밟았다.
사실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요인 중에 하나가 좋은 출판사를 만나는 것과 적극적 홍보다. 좋은 출판사라 함은 책의 내용을 편집을 통해, 표지를 통해 잘 드러내어 독자의 이목을 끌뿐 아니라 주머니를 열게 하는 힘이 있음을 말한다. 게다가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일이다. 이제 편집역량이 정점(?)에 올라선 비아토르 출판사(대표 김도완)가 새롭게 교정교열에 윤문작업까지, 더더욱 중후하고 소장가치가 있는 책 표지와 형태를 구비하여 책 제목도《예수가 선택한 길: 십자가의 죽음으로부터 부활의 기쁨까지》로 아주 적절하게 새롭게 정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독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다리게 되었다.
저자는 미국 성공회(Episcopilian) 출신(1937년생)으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설교자 중 하나였고, 지금도 많은 설교자들의 설교자이기도 하다. 성경을 지금 시대의 정치, 경제, 각종 사건들, 문학, 미술, 음악 등과 밀접하게 연결시켜 해석하고 설교하는 탁월한 능력을 소유한 분이다. 그녀가 첫 번째 설교문집으로 낸 책의 제목을 보면 지시적이다. The Bible and The New York Times (1998).
《예수가 선택한 길》은 41개의 설교로 구성되어 있다. 고난주간에서 부활절까지 가는, 죽음에서 죽음을 취소하고 승리하는 멀고 긴 길 위에서 읽고 듣고 묵상하고 결심하게 하는 메시지 모음집이다. 책의 내용에 관해서는 역자의 신학적 후기(468-475쪽)를 참조하기를 바란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시국이 혼란스런 가운데 있지만 목회자들과 설교자들, 신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고난과 죽음으로 가는 길이 어떻게 다시 부활로 가는 길로 연결이 되는지를 살펴보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사순절(40일)기간에 41개의 설교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거워하면 어떨까요? 아주 좋을 것입니다.
#책_기막히게_잘_만들어냈다
#김도완_대표_화이팅
#부활로_가는_길은_반드시_십자가를_거처야
#비아토르_길_ 길위에서_길가는_사람
플레밍 러틀리지,《예수가 선택한 길》류호영 역 (비아토르, 2020), 475쪽, 정가 2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