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짧은 글 "장로교 총회 유감"

2010.09.28 00:02

류호준 조회 수:6620

"장로교 총회 유감"

 

 

요즈음 장로교단들마다 총회 열기로 가득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총대들의 관심은 주로 임원 선거에 있다. 특별히 총회장 선거에 있는 것 같다. 적지 않은 목회자들, 특별히 정치에 관심이 많은 목사들은 총회의 임원(총회장과 부총회장)이 되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듯 보인다. 장로교(합동) 교단에서는 총회장 선거가 돈을 동원하고 지역감정을 유발하는등 한심하기 그지없는 부도덕하고 비기독적인 타락 현상으로까지 번저가자 오래전에 제비뽑기로 총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벌써 10년째 그렇단다. 물론 제비뽑기의 성경적 근거까지 들이대며 선택한 고육지책임에 틀림없다. 제갈길로 간 가룟 유다 대신 한 사람을 뽑을 때 제비뽑기를 했다는 예를 들어가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 장로교회는 다시금 선거제도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반 사회와 국민들의 민도도 성숙해 가는 이 마당에, 아직도 교단과 총회의 모습을 보면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로 구태의연하다. 그들은 노회나 총회를 소위 "성노회"니 "성총회"니 하면서 거룩한 모임이라고 자화자찬하지만 실제로 총회나 노회에 참석해 본 경험이 있는 경건한 사람들은 그곳이 정말로 하나님을 섬기는 거룩한 목사들의 모임인지 의아해 하기 까지 한다.

 

사실 아직도 유치하게 제비뽑기를 할 정도로 스스로 타락선거를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총회로 모이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총대로 모인 목회자들이 기껏해야 허망한 예와 감투에 그렇게도 애절하게 목 말라한다면, 그리고 그런 자리를 부러워 하는 총대들이 상당수 있다면 한국 장로교회의 미래는 암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너무 위선적이 아닌지 모르겠다.

 

임원 선출방식만 해도 그렇다. 성숙한 어른들이 모였다면, 아니 성숙하고 경건한 목회자들이 모였다면, 정당하고도 질서있게, 합리적이면서도 민주적으로 투표를 통해 임원들을 선출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원래 '총회장'이란 자리는 말 그대로 총회가 개회 중일 때 회의를 진행하거나 사회를 보는 사람이다. 그는 3박4일 혹은 4박 5일 동안리는 총회의 '의장'일 뿐이다. 그는 상근직 사무총장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행 장로교회의 총회장에게 막강 힘이 주어지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솔직히 말해 1년 동안 총회장 이란 분이 어떻게 교단 전체의 정책과 방향을 세워 나가고 집행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자기가 섬기는 지역교회가 있을 터인데, 어떻게 자기에게 맡겨진 교회일과 함께 교단의 일들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좀 심하게 말해 청와대에 초대받는 영광이나 교포교회를 시찰한다는 명분아래 외유를 즐기는 일이나 이곳 저곳에서 총회장의 이름으로 초빙받는 일을 자신의 목회사역에 큰 영광으로 생각할 정도라면 그는 이미 하나님의 신실한 종은 아니지 않겠는가? 물론 나는 정직한 교단 정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단 현실의 뒷면을 보면 얼마나 추하고 더럽고 위선적인지. 하나님의 영광과 명예와 평판은 언제나 뒷전이고 개인의 명에와 영광만을 추구하는 거짓 사역자들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때다.  

 

실제적으로 말하자면, 교단의 방향과 정책과 대외적인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일년직 총회장이어서는 안된다. 차라리 상근직 사무총장을 두어 적당한 임기를 갖게 하여 일하게 하라. 이것이 개혁교단의 유슈한 전통이다. 예를 들어 유엔 사무총장직을 생각해 보라. 유엔이 열리는 동안에는 의장(국)이 선임되어 회의를 진행하지만 유엔을 대표하고 정책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유엔 사무총장이 아닌가!

 

제안:

(1) 총회장은 해당년 총회를 초청한 지역노회의 대표나 지역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어서 총회기간동안에 회의를 진행하도륙 하자. 총가 끝나면 총회장직은 없어진다. 제발 증경총회장(증경 노회장)이나 하는 단어는 사라져야 한다. 아직도 목회자들 가운데 신분 컴플랙스가 무지하게 많은 분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2) 교단마다 상근 사무총장을 선거로 선택하여 최소한 3년이상 4년 동안 교단을 이끌고 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로 교단의 대표성을 갖게 한다. 물론 그는 지역교회의 담임 목사를 겸직할 수 없도록 한다.

 

                                   -  잠 못이루는 밤에 몇 자 적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