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스가랴서에 들어가면서(0)

2009.10.15 23:17

류호준 조회 수:9853

스가랴서에 들어가면서 



물론 몇몇 곳에서는 해석의 어려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가랴서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평이하고 분명합니다. 예언자 스가랴의 일차적 관심사는 성전을 재건축하려는 일에 지쳐있어서 “우리가 하는 일이 무슨 큰 차이를 만들어내겠는가?” 하고 체념 섞인 자괴감으로 찌든 유다 인들을 격려하고, 또한 신앙적으로 느슨해진 공동체를 다시 회복하는 일이었습니다. 영적으로 지쳐버린 동포들, 무력증에 시달리는 백성들, 만사에 비관적이 되어버린 사람들, 그래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 바로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예언자 스가랴의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그가 외칩니다. “언약에 신실하신 야웨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의 조상들에게 주신 옛 약속들을 이루실 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여러분들이 하고 있는 평범한 듯 보이는 일들(성전을 재건축하려는 일, 신앙과 말씀으로 공동체를 회복하는 일)이 비록 왜소하고 보잘것없는 듯 보여도, 그 때가 오면 반드시 영광스런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것을 믿고 확신하십시오! 하나님은 자신의 언약에 성실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예언자 스가랴는 어떠한 방식으로 낙심한 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격려하는 것일까? 대답은 스가랴서의 구조를 잠깐 살펴보아도 분명해 집니다. 스가랴서는 묵시론적 환상들과 종말론적 구원에 대한 세심한 신탁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환상들’과 ‘신탁들’에 대해 귀를 기울여 그 의미를 생각하고 그 메시지를 경청함으로써 사람들은 용기와 힘을 얻게 된다는 말입니다.


예언서에서 일반적으로 그러하듯이, ‘환상’(vision)과 '신탁'(oracle)은 하나님의 계시와 가르침을 전달하는 주요한 도구입니다. 예언서의 효시인 아모스서가 크게 ‘신탁들’(3-6장)과 ‘환상들’(7-9장)로 구성된 것처럼 스가랴서 역시 크게 보아서 ‘환상들’(1-6장)과 ‘신탁들’(7-14장)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경을 읽는 독자로서 우리는 그러한 신탁들과 환상보고문 자체가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통하여 그의 백성들에게 말씀하시는 방편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독자들은 우리가 지금 곧 살펴보려는 스가랴서가 어떠한 방식으로 낙심하고 비관적이 된 유다 공동체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류호준 교수의 무지개성서교실이 http://www.rbc2020.kr 로 리뉴얼하여 이전합니다. 류호준 2020.08.24 4710
공지 "무재개 성서교실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5] 류호준 2018.03.29 2933
729 신학 에세이: 바울과 베드로는 모세의 문장 형식을 표절했다? file 류호준 2017.10.07 502
728 시론: "열등감과 불쌍한 영혼" 류호준 2019.02.27 503
727 클린조크: “공관 문제”(Synoptic Problem) 류호준 2017.12.15 504
726 평신도를 위한 성경공부: “같은 그리스도인들끼리 다투지 마세요” file 류호준 2018.01.24 508
725 일상에세이: "신앙의 꼰대가 안 되려면!" [1] file 류호준 2019.10.22 512
724 신앙 에세이: "현자(賢者)와 중용(中庸)의 덕" [2] file 류호준 2018.05.25 515
723 “부활 본문에서 묵상거리” file 류호준 2020.04.12 516
722 수난주간 묵상: "40일간 광야에서(2)" file 류호준 2018.03.28 516
721 클린조크: "성경적 여성주의"(Biblical Feminism) [2] file 류호준 2018.07.11 517
720 신앙에세이: "신앙공동체가 추구해야할 삼위일체적 영성" file 류호준 2017.11.19 519
719 일상 에세이: “새해 둘째 날에: 이삿짐 싸는 날” [1] file 류호준 2019.01.02 522
718 클린조크: "하나님의 손 가방" 류호준 2018.01.06 524
717 성경공부: "로마서에 들어가기 전에 알아야 할 사항" file 류호준 2018.09.05 525
716 일상 에세이: “남의 나라 말 배우기” 류호준 2019.01.27 526
715 신앙에세이: “방관자”이십니까? “일어서는 자”입니까? [2] file 류호준 2018.09.16 527
714 신앙 에세이: “주소지가 잘못된 겸손”(체스터톤) file 류호준 2018.02.03 530
713 평신도를 위한 성경공부: “고넬료 집에서 일어난 일” 류호준 2018.01.17 530
712 신앙 에세이: “누가 알아듣겠나? 누가 이해하겠나?” 류호준 2018.01.13 531
711 목회자를 위한 클린조크 [2] 류호준 2017.12.22 533
710 일상 에세이: "철학자와 신학자, 골프장에서 만나다" [1] file 류호준 2019.06.02 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