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의 사람들과 교구(敎區)와 순례자들

 


여러분, 예수를 따라는 자들에게 붙여진 최초의 명칭들 중에 하나가 무엇인줄 아십니까? “()의 사람들”(Those of the Way)이었습니다(참조, 행전 9:2). 예수께서 나는 너희들이 걸어가야 할 바로 그 ’()이라고 하셨다면 그를 따르는 자들이야말로 그 길()의 사람들인 것은 자연스런 명칭이었을 것입니다. “기독교라는 말이 있기 전 ()라는 말이 먼저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크리스천들은 비아돌’(viator)들입니다: 길 위의 사람들입니다. 거주지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주소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지나가는 여행객들입니다. 잠시 머무르는 나그네들입니다. 순례자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그 길()의 사람들이 길을 가다가 잠정적으로 정착하려고 할 때, 그들이 무엇이 되었는지 아십니까? “교구”(敎區 parish)가 되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영어에 Parish라는 단어는 보통 교회의 지역단위를 가리키는 교구(敎區)”라고 번역합니다. 영국에서 교구목사”(parish minister)라 함은 우리로 말하자면 지역교회의 담임목사(Pastor)라는 뜻입니다.

 

언어학적으로 흥미로운 사실은 이 단어(parish)13세기 후반에 처음으로 영어권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단어의 족보를 따지자면 영어 parish는 고대프랑스어 paroisse에서 나왔고, 고대프랑스어 paroisse는 라틴어 paroecia에서 나왔고, 라틴어 paroecia는 고대 그리스어인 παροικία(파로이키아)에서 유래하였습니다. “파로이키아”(παροικία)변두리에서 사는 사람, 이방인, 타지인, 체류자를 뜻하는 헬라어 πάροικος(파이로코스)의 명사형으로 타국에 머물다” “이국에 체류하다” “낯선 땅에 잠시 살다는 뜻입니다. 교구”(parish)란 단어는 한 지역사회 가운데 사는 이방인들의 모임”(a body of aliens in the midst of a community)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달리 말해 교구는 천성을 향해 길을 떠난 순례자들과 나그네들이 이 땅의 사람들 속에서 따로 자기들끼리 모인 것을 가리킵니다. 즉 교구는 여러분과 제가 순례자들로서, 나그네들로서, 이 땅에 살지만 이 땅에 속하여 살지 않는 체류자의 신분으로 매 주일마다 모이는 지역교회를 뜻합니다.

 

이처럼 여러분이 다니는 교회는 순례자들, 이방인들, 나그네들이 그들의 길이신 주님을 따라가면서 이 세상에서 체류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 크리스천의 현재 상태를 이방인”(alien), “외국인”(foreigner), 혹은 나그네”(sojourner), “순례자”(pilgrim)로 인식하는 것은 성경의 오래된 전통입니다. 히브리서 11장이 언급하고 있는 허다한 사람들, 아벨, 에녹, 노아,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믿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늘위로를 받으면서 산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모두 위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자신들이 외국인이며 나그네임을 증언하였으니 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13-14)

 

우리 크리스천의 정체성은 무엇입니까?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왜 우리는 정규적으로 모입니까? 스스로에게 반복적으로 던져야할 질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동료 나그네들이여, 나그네가 잠시 머무르는 이 세상이 아무리 멋지고 좋다 하더라도 우리들의 영구한 거주지(본향)로 바꾸려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믿음의 순례 길에서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도록 서로 격려하고 지친 어깨를 두드려주고 용기를 북돋아주어 모두 요단강 선착장에 안착하기를 소원합니다.


[충분한 가을, 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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