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신앙 에세이: "조급함과 기다림"

2020.03.22 21:38

류호준 조회 수:329

"조급함과 기다림"

 

 

초대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신학적 이슈는 소위 재림의 지연”(“The Delay of the Parousia”)라는 게 있었습니다. 곧 오신다던 예수께서 곧 오시지 않자 신학적 문제로 부상한 것입니다. 신학교에서 신약신학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파루시아(παρουσία)의 지연이 뭔 소리인줄 아실 것입니다. 참고로 파루시아는 도착” “임재” “공식적 방문이란 뜻을 가진 헬라어입니다.

 

교회는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고 기다려왔습니다. 그가 왕권을 가지고 이 땅에 다시 오실 날을 기다리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마땅한 자세입니다. 근데 기다림이라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다려도 오시지 않자 문제가 생긴 겁니다.

 

한국 대중 가요계의 전설 이미자 씨가 불러 유명한 동백아가씨란 가요가 있습니다. 그 가사를 흥얼대보면 이렇습니다.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오~~”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쳤답니다. 그렇지요. 기다림에 지칩니다. 경험해본 사람은 압니다. 그런데 신앙이 뭐던가요? 기다림의 연속이 아니던가요? 혼탁하고 불의로 가득한 이 세상에 정의로운 하나님이 오심을, 하나님의 개입을 믿는 것이 아닌가요? 그러니 기다림은 믿음생활의 필수일 것입니다.

 

특히 박해가운데 있었던 초대 교인들은 예수의 재림을 얼마나 기다렸겠습니까? 그런데 기다리던 분은 오실 기미도 없게 되니 그들은 기다림에 지쳐 얼마나 허망했을까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내가 잘못 믿었나?” 하고 신앙의 길에서 떠난 사람들도 많았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은 꾸역꾸역 예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면서 지금까지 견디고 버텨왔습니다.

 

여러분이나 나나 2천년 이상을 그렇게 기다려 오지 않습니까? 다시금 말하지만 우리의 신앙은 궁극적으로 예수 재림에 대한 신앙입니다. 우리는 주일 아침마다 사도신경을 암송하면서 거기로부터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신다!”라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는 기다림에 ”()가 튼 종교입니다! 기독교인들 역시 기다리는데 이력이 난 사람들입니다. 그만큼 신앙에서 기다림과 희망의 요소는 절대적입니다.

 

어쨌든 그리스도인들은 기다리는데 명수들입니다. 그들을 가르치는 목사들은 그들에게 기다리라!”고 가르치고 가르쳐 왔습니다. 근데 말이야, 코로나바이러스 땜에 몇 주 정도 기다리라는 말에 뭔 그리 발끈하시나요? 이 사람들아! 2000년 이상 기다렸다면 몇 주 정도 못 기다리시나? 기다리는 게 뭔 큰일이나 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나! 참내, 생각들이 그렇게도 짧더냐? 새머리(혹은 붕어)들이로구나!

 

기다리는 동안 목회자는 교인들 각자의 개인 신앙을 점검하게 하고, 전화로라도 서로를 격려하게 하고, 신앙공동체를 주심을 감사하게 하고, 한 사람이라도 예수 재림 신앙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격려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애를 쓰는 의료진들과 관계자들을 위해 기도하면 어디가 덧이 납니까? 모두 정신 차려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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