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만나도”와 “당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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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상은 “무슨 일”, “어떤 일”이라도 발생하는 곳입니다. 좋은 일, 나쁜 일, 희극적인 일과 비극적인 일, 즐거운 일과 슬픈 일, 괴로운 일과 가슴 아픈 일 등 “무슨 일”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입니다.

 

좋은 일과 기쁜 일들이 다가오면 “만나야겠다!”하고 만날 시간과 장소를 예약할 수는 없습니다. 나쁜 일, 불행한 일들이 온다고 하면 “만나고 싶지 않아!”하고 거절할 수도 없습니다.

 

고전 찬송가 가운데 “어려운 일 당할 때”라는 찬송이 있습니다. 이전 통일찬송가로는 342장이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21세기 새 찬송가로는 543장입니다. 찬송 후렴 중에 “무슨(아무) 일을 0·0·0, 예수 의지 합니다!”가 있습니다. 0·0·0에 들어가는 가사가 뭔지 아십니까? 흥미롭게도 통일찬송가에는 “만나도”였으나 새 찬송가에는 “당해도”로 바꾸었습니다. 그냥 지나쳐 버릴 변경은 아닙니다. “만나도”와 “당해도”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지요. ㅎㅎㅎ

 

위에서 말한 대로, 무슨 일, 어떤 일들이 우리에게 다가올 때, 우리는 선호에 따라 그것들을 만나는 일을 능동적으로 예약할 수 없습니다. 좋은 일은 만나기로 예약하고, 나쁜 일은 안 만나기로 결정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무슨 일이든 어떤 일이든 우리는 언제나 “을”이고 그것들이 “갑”이 됩니다. 따라서 가사에서 “무슨 일을 만나도” 보다는 “무슨 일을 당해도”가 신학적으로 더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세상 모든 일들, 어떤 일들, 무슨 일들을 당할 뿐입니다. 능동적으로가 아니라 수동적으로 당합니다. 질병, 아픔, 사고, 소외, 모함, 비난, 사기, 부도, 손해, 이별, 해고, 패배, 시험, 욱여쌈, 둘러쌈, 거꾸러뜨림을 “당합니다.”

 

신앙은 바로 이럴 때 빛이 납니다. 신앙은 본질적으로 기대고 의지하고 신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를? 우리의 영원한 구세주 예수를 의지하는 것이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러므로 “무슨 일을 당해도~~ 예수 의지 합시다.” 라고 크게 불러보시겠습니까?

 

ps. “만나도”와 “당해도”는 이처럼 멀고도 먼 섬들 이름이었습니다. 두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고 싶어서 끄적끄적

 

 

“Loon Song Covered Bridge”, Michigan, Credit to Chinmay Triv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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