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bow Bible Class

일상 에세이: “나이듬과 유머"

2018.07.14 15:33

류호준 조회 수:441

"유머를 상실한 시대?”

 

작년엔가 제자 김순영 박사의 저서 《어찌하여 그 여자와 이야기하십니까?》 출판 기념 북 토크가 김기석 목사님이 시무하는 청파 감리교회에서 열린 적이 있었다. 그 책에 추천사를 쓰신 분이 두 분 이었는데, 청파 감리교회 담임 목사인 김기석 목사님과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이신 민영진 박사님이셨다. 나와는 구면이신 민 박사님은 구약학계에 원로이시며 어른이시다. 북 토크 옆자리에 앉아계신 민 박사님에게 인사를 드리며 “민 박사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건강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언제나 그렇듯이 민영진 박사님의 유머러스한 대답이 들려온다. “예, 요즘은 교회 가는 날보다 병원 가는 날이 더 많아요!” ㅎㅎㅎ 내가 그분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나이가 들면 고집불통이 되고, 완고해지고, 때론 생각도 경직되고 이념적으로는 극 보수적이 되고 전통에 사로잡히고, 괜스레 혁신이나 개혁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무엇보다 웃음을 잃어버리고 넉넉함과 여유가 없어지곤 한단다. 이게 내겐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기야 이게 어디 생물학적 나이 듬에 관한 이야기이랴? 젊은 세대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주변을 보면(심지어 SNS에서도) 목에 힘줄을 드러내 보이며 정의를 외치는 사람이 지천에 깔려있다. 선善)이라도 혼자 가면 독선(獨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가? “마지막 말”은 언제나 자기가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나 세상의 부정과 더러움을 단칼에 처리하겠다는 자신감과 의기충천이 교묘한 자기-의(self-righteousness)의 드러남 인줄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부드러운 마음과 넉넉한 여유를 가지고 당면한 난관들을 극복하는 내공은 하루아침에 쌓이지는 않을 것이리라. 로마가 어디 하루아침에 세워졌겠는가!(Rome ne s'est pas faite en un jour = Rome wasn't built in a day). 긍휼의 마음으로 유머러스하게 정의를 실현하려고 애를 쓰는 사람들이 더욱 필요한 세상이 아니겠는가? 미국의 저명한 건축학자며 시스템 이론가인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가 만든 건축학 조어 “tensegrity”(tensional integrity)에서 영감을 얻은 하버드 신과대학의 구약학자 폴 핸슨(Paul Hanson)은 하나님의 정의를 가리켜 “긍휼이 풍성한 정의”(Compassionate Justice)라고 한 적이 생각이 난다. 일종의 “부드러운 정의”라고 할까?

 

****

 

[클린조크: 할배들의 대화]

 

성훈 할배: “내 나이 여든넷이야. 온몸이 욱신거리고 성한 데가 하나도 없어.

                온몸이 통증 천지야. ㅠㅠㅠ”

 

도옹 할배: “그래? 내 동생이군! 나는 여든다섯이거든! 그런데 내 몸은 갓난아기와 같아!”

 

성훈 할배: “헐, 정말로?”

 

도옹 할배: “정말이지. 이빨도 없지! 머리카락도 없지! 이불에 오줌도 지리지!”

조크대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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