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7 11:28
“교회와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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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국가의 관계는 언제나 유동적이다. 서로 영향을 주거나 받거니 한다. 서구 기독교 역사를 보면 이 점이 분명해진다. 이른바 기독교시대(Christendom)는 교황을 중심으로 한 교회와 제후나 황제를 중심으로 한 세속 국가 사이에 갈등과 균형, 협력과 타협, 배타와 응집 등으로 점철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국가와 교회, 정치와 종교의 문제는 언제나 첨예한 의견들을 산출하였다. 기독교후시대(Post-Christendom)에 들어와 교회와 종교는 변방에 밀려 있는 듯 보이지만 그럼에도 다원화된 사회에서 종교(기독교)는 자기 자리(정체성)를 새롭게 잡아가야 하는 과정 한복판에 있다.
《천황제와 일본개신교》역시 일본기독교가 일본의 천황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왔는지를 역사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여기서 “천황제”라 함은 일본 근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메이지 유신(1867년)때부터 1945년 일본의 패전 때까지의 일본을 정치적으로뿐 아니라 경제, 문화, 사회, 사상에 전반적으로 강력한 영향을 미쳤던 전체적 체제를 말한다. 어쨌든 천황으로 상징되는 일본의 정신권력에 대해 일본교회는 어떤 입장을 취했는가? 대등하고 건강한 긴장관계 인가? 아니면 비굴하게 권력에 시종 노릇한 어용 종교였던가?
이 책은 나름 역사적 기술을 통해 일본기독교의 실체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물론 저자가 일본 역사를 전공한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의 역사기술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을 듯하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본기독교가 일관되게 일본 천황제 이데올로기에 종속되어 때론 생존을 위해 타협하고, 때론 어정쩡한 입장으로 국가권력(천황제사상)에 아부하는 모습으로, 심지어 독일 고백교회 전통의 바르트의 입장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춰 변용 사용하는 치사한 모습까지 보인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한마디로 매우 유약한 기독교를 보여주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치 정권 하의 독일 고백교회와 천황제 아래의 일본 기독교를 비교 하는 대목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저자는 현재 일본 교회가 “신앙고백적 사태”(status confessionis)에 놓여 있다면서 일본교회에 대 각성을 촉구한다. 일본의 교회와 신학계가 김산덕 박사의 논지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일본에서 오랫동안 선교하고 있는 다른 한국인 선교사들의 입장 역시 흥미롭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알 듯 모르는 일본, 그럼에도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일본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할 때 만감이 교차한다.
김산덕,《천황제와 일본 개신교》(새물결플러스, 2020), 220쪽, 정가 13,000원
저자 김산덕 박사는 동경신학대학과 스코틀랜드 아버딘 대학교에서 신학공부를 했다(Th.M. & Ph.D.) 한때 개신대학원대학교에서 역사신학을 가르쳤으면 현재는 일본그리스도교회 큐슈노회에 소속목사로 한국목회자를 모집 재교육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일을 위해 부산에 일본선교전문신학원인 “호도스신학원”(http://www.hodos.or.kr/)을 설립하여 원장으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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