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7 20:29
《사랑이 남기고 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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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명선을 만난 것은 2015년 봄 즈음 분당 할렐루야 교회에서였다. 그 교회의 20대부터 40대의 미혼 청년과 기혼 청장년 세대가 함께 모인 뉴웨이브 공동체에서 특강을 부탁받아 갔다. 내 기억으로 “시편과 찬양과 기도”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나를 초청한 담당 부서 책임자는 친애하는 제자 김사무엘 목사였다. 첫 강의를 마치고 잠시 쉬는 시간 사무엘 목사가 곧 신대원에 입학하려는 자매라며 소개하겠다며 데리고 왔다. 근데 혼자 아니라 가족전체를 말이다! 남편 이용준, 어린 아들 호연과 어린 딸 송연 그리고 명선 자매. 이게 나와 김명선 자매와의 첫 만남이었다. 친절하게 남편과 애들을 소개해주는 명선 자매의 활달하고 순박한 미소에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껴졌다. 시, 노래, 음악, 문학, 사랑, 모성, 씩씩함, 열정, 행복, 소박함 등 뭔가 모를 것들이 한데 어울려 그 순간에 착시를 느꼈다. “꼭 학교에서 뵙고 싶어요. 시편을 배우고 싶어요!” 이 말이 지금까지 내 귓속에 맴맴 거린다. 이렇게 헤어졌다.
얼마 후 남편이 단도암 4기로 투병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2015년 11월 이란다. 물론 명선 자매를 학교에서 만날 수도 없었다. 그 후 7개월 후인 2016년 8월 20일에 그토록 아련하게 사랑했던 남편을 하늘로 보내야했다. 멀리서 소식을 듣고 너무 슬펐다. 젊은 나이에 두 자녀를 두고 먼 길을 떠난 남편도, 이 땅에 남겨진 이들의 앞날을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했다.
오늘 책 한권이 집으로 도착했다. 명선 자매가 보내온 에세이집이었다. 단숨에 읽었다. 마음에 두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언제나 설레고 애잔하다. 이 책은 더했다. 본인이 밝혔듯이 “예기치 못한 이별과 상실을 경험한 누군가에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이기에 더 그랬다. 근데 왜 하필이면 4월 16일이더냐? ㅠㅠㅠ
글을 속살을 파고든다. 왜? 진심을 토하기 때문에.
글이 애뜻하다. 왜? 사랑이 남긴 하루를 살아내기에.
글이 따스하다. 왜? 희망을 꿈꾸기에.
글이 마음에 울림이 있다. 왜? 솔직한 고백이기에.
글이 행복하다. 왜?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사는 인생이기에.
글이 애잔하다. 왜? 비운 후에 떠 있는 무지개이기에.
글이 맛깔스럽다. 왜? 일상의 찬란한 순간들을 포착했기에
책이 좋다. 왜? 자그마해서 손안에 딱 잡힌다. ㅎㅎ
김명선,《사랑이 남긴 하루》(복있는 사람, 2020), 248쪽, 정가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