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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여부 회신 편지(RSVP)” 유감

2015.01.09 19:02

류호준 조회 수:3934

  참석여부 회신 편지(RSVP)” 유감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아기 돌잔치를 하려고 합니다.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참석여부를 알려달라는 부탁과 함께 말입니다. 음식을 준비하고 자리를 마련해야하는데 몇 사람이 참석할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결혼식 청첩장을 여러 사람들에게 보냈습니다. 물론 참석 여부를 알려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습니다. 축하객들이 얼마나 올지 알아야 음식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날에 걸쳐 학회를 합니다. 학회가 끝나는 날 저녁에 만찬을 하려하는데 참석 여부를 학회 등록 전에 편지로 물어봤습니다. 만찬에 참석할 사람의 숫자가 궁금합니다.

 

외국의 경우, 이상의 경우들에 행사일보다 훨씬 앞서 초대장과 함께 참석여부를 묻는 회신용 편지를 동봉합니다. 가능하다면 참석여부에 대해 대답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편지입니다. 물론 우표까지 붙인 답신 편지에 답신 전화번호까지 알려줍니다. 잔치를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반드시 받아야할 중요한 답신인 셈이죠. 이런 편지를 가리켜 서양에선 RSVP라고 하는데, 불어로 Répondez s'il vous plaît 의 약자입니다. “답장 부탁드립니다!”(Reply if you please)는 뜻입니다.

 

아직 그런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우리 나라사람들은 이런 편지가 생소하거나 별 중요하게 생각지 않습니다. 그래서 받아도 그냥 제처 놓거나 쓰레기통으로 직통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당일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당당하게 식당이나 잔칫집에 나타납니다.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여간 당혹스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00명을 결혼식장에 초대를 하였고 그에 맞추어 식사를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석여부를 묻는 편지에 답신이 50명 정도에게 왔습니다. 그래도 잔치집 주인은 넉넉하게 60인분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당일에 130명이 온 것입니다. 친구한데 소식을 들었다고 하면서 나타난 사람, 자기에게 연락을 하지 않아서 섭섭하다고 큰 소리를 하면서 나타난 사람들 등 모두 130명 정도가 온 것입니다. 식사 준비는 60명분인데 정작 손님은 130명입니다. 정말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즐겁고 기뻐야할 잔치가 완전 망가집니다. 얼굴을 찡그리며 수군거리며 이곳 저것에서 불평 섞인 말들이 들려옵니다. 주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할 수 없었습니다.

 

혹시 요한복음 2장에 기록된 가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진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즐거운 상상을 해 봅니다. '무텟보'(無鉄砲)로 참석한 사람들, 가까운 사이라고 무례하게 행동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잔치는 파국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구원자로 등장하셨으니 천만다행이었지만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잔칫날을 파멸에서 구원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잔치집 주인을 모든 창피와 부끄러움에서 구원하셨습니다. 역시 예수님은 구원자이십니다!

 

어쨌든 참석여부를 알려달라는 “RSVP” 편지가 오거든 반드시 응답해 주세요. 문화인의 최소한의 예절입니다. 기독교인들은 더더욱 그래야할 것입니다.

 

추신: 천국 잔치에 초대장을 받으시면 반드시 회신해주세요. 메시아의 대 연회에는 복음에 응답했던 사람들만이 참석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천국 문에서 베드로가 회신답장을 했던 사람들의 명단을 일일이 체크한다고 합니다.

 

[PIC 레스토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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